[국감] 輸銀 퇴직자 3명, 돈 빌려준 기업으로 재취업
- 전 부행장(19년)과 이사 2명(18·19년), 제주항공 및 삼성·두산중공업 재취업
수은, 퇴직자 재취업한 3개 기업에 3년간 14.1조원 여신 승인…현재 잔액 8.1조원기업으로 재취업 - 나홍선 기자 | hsna@joseplus.com | 입력 2020-10-19 16:52:48
재취업 기업들 만성적자·유동성 위기·M&A 등 자금 수요 있어, '전관 선호' 하나
장혜영 의원 "수은 퇴직자 돈 빌려준 대기업행 이해충돌 소지 있어 유감"
정의당 장혜영 의원(사진-기획재정위원회)이 1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 퇴직자 3명이 많게는 수조원에 달하는 여신거래 실적이 있는 기업들로 재취업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퇴직자가 재취업한 기업들은 최근 각각 만성 적자·유동성 위기·M&A 등으로 자금 수요가 있는 기업들로, 최근 3년간 수은으로 부터 승인 받은 여신만 14.1조원, 잔액은 8.1조원에 달했다는 것이다. 장혜영 의원은 "공직자 윤리법 상 취업제한 기간이 경과되었거나 대상이 아니어서 위법은 아니지만, 여신을 지원한 기업에 재취업 하는 것은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장혜영 의원이 수출입은행으로 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등기임원이었던 상임이사 ㅅ씨와, 전무이사 ㄴ씨는 2015년 같은해 퇴직해 각각 2018년 두산중공업과 2019년 삼성중공업으로 재취업한 것으로 밝혀졌다. 등기임원은 공직자윤리법상 취업제한대상이다. 그러나 이들은 취업제한 기간이 경과한 이후 재취업했다. 한편, 취업제한 대상은 아니지만 미등기임원으로 2017년까지 수출입은행 부행장으로 근무하던 ㅁ씨도 지난해 제주항공으로 재취업한 사실이 확인됐다.
문제는 이들 퇴직자가 재취업한 기업들이 모두 수출입은행과 많게는 수조원에 달하는 여신거래 실적이 있다는 점이다. 두산중공업의 경우 최근 3년간 5조 2,818억원의 여신이 집행됐으며 올해 9월말 현재 잔액은 3조 222억원에 달한다. 한편, 두산중공업은 최근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 자구계획안을 마련하고 채권단으로 부터 추가지원을 받은 바 있다. 수출입은행은 두산중공업의 채권단 중 하나다. 또한, 삼성중공업의 경우에는 수은으로 부터 최근 3년간 8조 7,440억원의 여신이 집행됐고, 현재잔액은 5조 623억원 가량이다. 삼성중공업은 2017년 4분기 부터 올해 2분기까지 무려 11분기 동안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제주항공의 경우에는 최근 3년간 수출입은행으로 부터 1,110억원의 여신을 지원받았으며, 현재 잔액은 875억원 수준이다. 제주항공은 올해 이스타항공 인수합병을 추진했고,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시중은행들과 함께 2,000억원에 달하는 인수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은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합병이 무산되면서 없던 일이 됐다. 즉, 수출입은행이 재취업한 기업들은 모두 각각 자금 수요가 있는 기업들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장혜영 의원은 "수출입은행 퇴직자들이, 이미 은행과 수백억원에서 수조원에 달하는 여신거래 실적이 있는데다, 추가 자금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기업들로 재취업 하는 것은, 법 위반이 아니더라도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고 주장하고 "직업선택의 자유 자체를 제한할 수는 없겠지만, 만약 재취업 사유가 전문성을 살리기 위한 것이라면 대기업보다 수출 중소기업을 도울 수는 없는지 아쉬운 대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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