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일 작가의 '人터Style 다이닝'

사람(인)+공간(터)+패션(Style)+음식(다이닝)이라는 개념의 '1박2일' 플랫폼
서정현 | suh310@joseplus.com | 입력 2017-05-29 11:4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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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다. 한 개인의 모든 삶과 생활이 담긴 지극히 사적인 곳이다. 이 공간을 남에게 오픈한다는 것 자체는 자신을 100% 공개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더구나 자기 집에 전혀 모르는 사람을 초대해서 문화공간으로 만드는 발상을 실행하는 프로젝트가 있다. 바로 ‘人터Style 다이닝이다.

 

‘人터STYLE다이닝’은 사람(인)+공간(터)+패션(Style)+음식(다이닝)이라는 개념이다. 집을 개방하는 주인의 개성에 맞는 기획을 하고 초대자를 정해 패션쇼, 음악회 등의 문화행사를 한다). 처음 만난 사람들과 집에서 함께 문화를 즐기는 새로운 시도이다. 이 인터뷰는 개인이 아닌 人터Style 다이닝이라는 프로젝트로) 하기 때문에 개인에 대한 이야기는 담지 않았다. 

 

 

Q.모르는 사람에게 집을 공개하고 문화행사를 진행한다는 발상 자체가 놀라움 따름이다.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나?


 

A_ 2015년 모 잡지에서 모 잡지에서 ‘풍류하는 아낙’이란 기사를 본 적이 있다. 한옥집에서 전통한식과 전통음악을 하는 분을 소개한 기사였는데 ‘풍류’ 라는 단어에서 풍류 다이닝이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리고 우리의 풍류 문화를 현대에 맞게 하면 어떨까라는 즉흥적인 구상을 하게 됐다. 자신의 집에서 다른 사람과 문화를 즐기면 좋을 것 같아 시작하게 되었다.

 


이 생각을 여러 사람이 도와줘서 북촌 한옥집에서 첫 모임을 했다.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시작한 일이다. 첫 시즌을 시작하자 의외로 오픈하는 집도 많았고, 참가자도 많았다. 첫 시즌은 성공적이었다. 집주인, 참가자 모두 대만족이었다. 그 후로 우리는 일정한 주기로 이런 시즌을 열자고 다짐하게 되었다. 

 

Q.집주인, 참가자 많은 이유는.


A_
집을 살롱 개념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은 듯하다. 집은 사람이 사는 곳이다. 그래서 사람을 그리워한다. 이웃 간에 따뜻함을 그리워하고 소통을 그리워한다. 단순히 타인의 집에서 노는 것이 아니라 집주인과 참가자들에 대한 공통 관심사를 미리 알고 함께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예를 들어 홍차 전문가를 불러 함께 문화를 배우는 방식을 취한다.

 

Q.운영에 대한 노하우나 원칙이 있다면 무엇인가?


A_
집 주인의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존중한다. 사전 정보는 편견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집을 공개하는 데 조심스런 부분이 있어 100개가 넘는 비공식 매뉴얼로 집주인, 참가자를 매칭하고 있다. 또 다른 원칙은 자발성이다.

 

‘人터Style 다이닝은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좋아서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운영하고 있다. 시간을 들여 플랫폼을 만들고 홍보하는 일은 하지만 각자 자기 직업이 있고 자기 일을 하면서 활동한다. 이것은 봉사도 아니며 단지 좋아하는 일을 할 뿐이다. 광고제휴 등 제안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하지만 과도한 상업성이 접목되면 본질이 변한다. 이것이 ‘人터Style 다이닝’의 운영원칙이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팀이 있다면.


A_
구체적인 정보는 말할 수 없지만 60대 부부와 30대 부부 팀이다. 우리는 보통 처음 보는 사람끼리 몇 마디 말을 나누는 것도 힘들다. 모임은 보통 당일에 마치지만 가끔 새벽까지 대화를 나눌 때가 있다. 이 4명 역시 새벽까지 이야기를 풀었다. 소소한 일상부터 삶의 지혜까지 대화를 나누었다. 모르는 사람, 세대 차이가 있어도 새벽까지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집이 소통의 장, 문화의 장이 될 수 있다는 가치를 발견한 것이다.

 

 

Q.언제까지 이 일을 계획하고 계신가?


A_
편하게 생각하려고 한다. 안 되는 일을 계속 끌고 가면 추해진다. 처음부터 좋아하는 일을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일이다. 주최자들이 즐거워야 참여하는 모두가 즐겁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인기가 많고 큰 문제가 없이 진행되고 있다. 다음 시즌에는 더욱 확장할 예정이다.

 

Q.편안함을 추구하지만 분명 지켜야 할 에티켓이 있을 것 같다.


A_
가정집에서 처음 보는 사람과 함께하는 행사라 최소한의 신분을 확인한다. 간단한 신분확인으로 생각하면 된다. 신청정보가 다르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외 에티켓은 10가지를 들 수 있다. 많아 보이지만 기본적인 에티켓이다.

 

1.신청에티켓 2.복장에티켓 3.소개에티켓 4.대화에티켓 5.시간에티켓 6.프로그램에티켓 7.게스트 에티켓 8.진행에티켓 9.후각에티켓(흡연) 10.신청제한에티켓이다. 자세한 내용은 SNS에서 확인할 수 있다.

 


Q.‘시즌6’는 무엇이 다른가.


A_
이전에는 서울이나 경기도 권에서 이루어졌다. 이번에는 청주 ‘전덕재’ 하우스에서 이루어진다. 전국에서 신청하다 보니 경기 이남을 추진하고 싶었다. 청주 전덕재를 시작으로 다양한 공간에서 진행되었으면 한다. 전덕재 특유의 고풍 있는 집과 좋은 인연들이 나타나길 빌어본다.

 
Q.‘하우스 테이너’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는데 누가 하우스 테이너가 될 수 있다고 보는가.


A_ 기준은 없다. 집에서 나만의 특별한 취미나 일을 하고 있다면 하우스 테이너라고 볼 수 있다. 행사를 이끄는 입장에선 흥미로운 취미나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 많았으면 한다. 집이 살롱이 되기위해선 테마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테마의 시작은 주인의 취미나 일로부터 비롯된다.


각박해진 세상일수록 사람이 사람을 그리워한다. 사람을 만나기 위해선 공간이 있어야 한다. 그 공간을 멀리도 아닌 집으로 설정한다는 발상, 그것이 플랫폼이다. 집도 얼마든지 살롱이 될 수 있다. ‘人터Style 다이닝’은 누구나 신청을 할 수 있다. <글/ 윤석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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