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무사회, 회계기본법 제정안 의원입법 발의에 ‘직역 편향’ 입법…거세게 반발

회계투명성 명분으로 '특정 자격사' 권한 독점 구조로 국민 경제 위협
영리·비영리·공공 회계까지 획일적 잣대로? “현실 외면한 입법” 비판
중소기업·공공기관에 비용 폭탄…공론화 없는 회계사회 주도 밀실 입법
나홍선 기자 | hsna@joseplus.com | 입력 2026-03-12 10:4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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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회계기본법 제정안에 대한 의원입법이 연이어 발의되자 이는 특정 자격사' 권한 독점을 위한 ‘직역 편향’ 입법이라며 한국세무사회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세무사회(회장 구재이)는 앞서 한국공인회계사회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회계기본법(박찬대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215377)제정 시도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특정 자격사 이익만을 대변하는 입법 추진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바 있다.

 

그런데 최근 박찬대 의원에 이어 최은석 의원까지, 회계사 출신 국회의원들이 잇따라 회계기본법제정안을 발의하자, 세무사업계는 특정 자격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직역 편향 입법이라는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박찬대 의원이 법안을 발의한 지 두 달여 만인 지난 226, 최은석 의원 역시 회계기본법안(의안번호 2217046)을 추가로 발의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에 한국세무사회는 박찬대 의원안과 최은석 의원안 모두 회계투명성 제고를 명분으로 회계기준 수립·감독·감사를 하나의 체계로 통합해 특정 자격사에게 과도한 권한을 집중시키려는 공통의 목적을 갖고 있다면서, 영리·비영리 기업, 공공기관, 학교법인, 공동주택 등에 대한 회계 관련 법제가 분산되어 있는 것을 획일적인 하나의 회계기준과 감독 체계로 묶으려는 발상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회계는 경제주체의 목적과 재무 구조에 따라 기준과 판단이 달라져야 하는 고도의 전문 영역으로, 투자자 보호가 핵심인 영리기업 회계와 예산 집행의 공정성이 중요한 비영리·공공의 회계를 동일한 기준으로 획일화하는 것은 현실을 외면한 접근이란 지적이다.

 

또한 박찬대 의원안은 국무총리 산하의 회계정책위원회를 설치하여 해당 위원회에 회계기준 승인, 감리, 시정 권고 등의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뒤따라 발의된 최은석 의원안은 여기에 한술 더 떠 회계 관련 정책과 회계기준 설정 및 감독과 집행까지 모두 총괄하는 국가회계위원회를 설치하여 더 강력한 권한을 부여하려 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회계정책위원회(박찬대 의원안)’는 회계 관련 법체계를 존중하면서 이에 대한 시정이나 수정을 권고하는데 그치지만, ‘국가회계위원회(최은석 의원안)’는 회계 처리기준과 감사기준을 해당 위원회에서 사전승인하여 사실상 회계기준 제정권을 회계사들이 직접 통제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결국 최은석 의원안을 통해 훨씬 강한 중앙집중식 컨트롤타워 격 조직을 앞세우고 추가로 무자본 특수법인인 회계감독원까지 설립하여 회계사 업계에 모든 권한을 독점시키려 하는 것으로. 이러한 국가회계위원회는 민간 주도의 회계기준 제정 방향을 역행하는 관치 금융으로 기존에 잘 정비돼있는 시스템을 크게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제도가 우리 사회 전체에 막대한 비용 부담을 전가한다는 점이며, 회계기준 통합에 따른 시스템 개편, 감사 체계 변경, 공시 의무 확대 등은 생존조차 어려운 중소기업과 공공기관, 사회적 기업에 과도한 규제와 회계 비용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공인회계사의 외부감사 대상은 대기업·상장사 등 전체 기업의 극히 일부인 0.3%에 불과한데, 전체 경제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비상장법인과 공공법인까지 동일한 회계·감사 잣대를 적용하는 것 자체가 비효율적인 규제에 해당하기 때문이라는 논리다.

 

아울러 이번 법안은 충분한 사회적 공론화 과정 없이 특정 자격사 단체가 주도했다는 점에서 절차적 정당성 역시 심각하게 결여돼있다면서 회계제도는 국민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다양한 전문가 집단과 실무 현장, 시민사회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야 하는데 이번 입법 추진 과정 중 공론화 노력은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126일에 개최된 사회 전반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회계기본법 제정공청회에 정작 규제 대상인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 공익법인 관계자 그리고 이들의 회계를 담당해온 세무사들의 의견이 철저히 배제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해당 공청회는 발제자와 토론자 모두 회계사 및 회계사회 관계자로만 채워졌으며 회계사회가 수행한 두 차례의 회계기본법 연구용역(회계기본법 제정의 필요성, 회계기본법과 주무부처·정책 거버넌스에 대한 후속연구) 역시 회계사와 관련이 높은 한국회계학회와 한국상사법학회에 맡겨졌다는 것이다.

 

▲한국세무사회 구재이 회장이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세무사회 구재이 회장은 회계기본법 제정은 회계 투명성을 높이기는커녕 특정 직역의 권한 독점과 시장 지배력 확대를 초래하고, 사회적 비용과 갈등만 증폭시키는 위험한 입법 시도이며, 회계 투명성은 획일적 통제가 아닌, 각 경제주체의 특성에 맞는 회계기준이 현장에서 원활히 돌아갈 때 확보되는 것이라며 회계사가 맡아온 기업회계기준 적용 대상은 약 35천여 기업에 불과하지만, 나머지 850만 기업들은 세무사와 함께 중소기업 회계기준 및 공익법인 회계기준을 준수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 회장은 이러한 이유로 한국세무사회는 전국 17천여 회원과 7만 회원사무소 임직원, 그리고 세무사가 회계·세무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300만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과 함께 특정 자격사 이익을 위한 회계기본법제정 시도를 끝까지 저지해 나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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