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상만의 보험 바로알기]여성의 노후준비
- 김시우 기자 | khgeun20@daum.net | 입력 2017-04-24 08:05:42
아내가 남편보다 오래 산다면, 노후 준비도 아내 중심으로 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3층 보장제도는 주로 남성 중심으로 발달해 왔다는 점이 문제다.
함께 살다 함께 하늘로 떠난 부부
2011년 9월 28일.영국 그레이터 맨체스터의 세인트 레오날드 성당에서 마리(87세)와 헤롤드(86세)의 장례식이 열렸다. 장례식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다만 특이한 점이 있다면 고인 두 사람이 지난 66년간 행복한 결혼생활을 해온 부부였다는 점이다. 2011년 9월23일 오전 7시 35분 마리가 세상을 떠나자, 마리 몰래 암과 투병 중이었던 해롤드도 병마와 싸울 의지를 잃고 다음날 오후 11시 45분에 사망했다.
한국인의 초혼 연령은 남성이 31.8세, 여성이 28.9세로 남자가 여자보다 3살 정도 많았다. 이에 반해 ‘연하남-연상녀’커플은 20쌍 중 3쌍에 불과했다. 남녀 간의 평균수명과 초혼 연령의 차이만 가지고 단순하게 계산해 보면, 한국 부부들은 남편보다 아내가 10년은 더 산다. 이는 통계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작년 우리나라 1인 가구 중 여성 1인 가구는 여성일반가구(565만 가구)의 절반에 가까운 261만 가구(46.2%)에 이르렀다.
반면 남성 1인 가구는 259만 가구로 남성 일반가구(1346만 가구)의 19.3%에 불과했다. 연령별로 보면 30대가 36.6%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70대 이상 34.9% △20대 34.1% △50대 33.7% △40대 32.7% △60대 25.7% △20세 미만 2.2% 등이 이었다. 70대 1인 가구 중 대부분은 여성노인 가구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오래 살지만 그만큼 혼자 살아가는 기간도 길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내 위주의 노후준비가 현명
아내가 남편보다 오래 산다면, 노후 준비도 아내 중심으로 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3층 보장제도는 주로 남성을 중심으로 발달해 왔다는 점이 문제다. 2011년 1월 말 기준, 국민연금 ‘완전노령연금’ 수령자는 5만 9144명이다. 이 중 여성은 4,441명으로 7.5%에 불과하다. 초기 국민연금이 사업장 중심으로 도입되면서 직장에 다니지 않은 여성이 소외되었다. 게다가 여성이 직장에 다닌다 해도 완전노령연금을 수령하려면 20년 이상 연금보험료를 납부해야 하는데, 여성의 경우 육아 등을 이유로 20년을 채우지 못한 채 퇴직하는 경우가 많았다.
퇴직연금도 연금을 수령하기 위해서는 10년 이상 연금을 유지하고 55세 이후에 연금으로 수령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육아와 교육문제로 장기근속이 어려운 여성들 입장에서는 55세까지 연금을 유지하기가 만만치 않다. 개인연금 가입자도 여성이 남성보다 적다. 우리나라 연금저축제도는 노후자금 마련 수단이라기보다 소득공제를 받기 위한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그러다 보니 연금저축제도는 근로자, 자영업자 등 경제인구중심으로 발달해왔다. 따라서 경제활동참가율이 낮은 여성이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밖에 없다.
여성은 남성보다 7년 오래 산다
우리나라의 여성인구는 2016년 말 현재 2538만명이다. 남성인구와 거의 차이가 없다. 하지만 연령대를 보면 50세부터 점차적으로 남성대비 여성 비율이 높아진다. 여성의 초혼연령은 대학진학률과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아지면서 20년 전에 비해 4.1세 늦어졌다. 또한, 1999년과 비교하면 여성의 기대수명은 5세 늘었다. 2015년 기준 여성의 기대수명은 84세로 남성(77.3년)보다 6.7년이 긴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여성의 연령대별 경제활동 참가인구 중 60세 이상은 26.9%로 타 연령대보다 현격히 낮다.여성의 수명은 늘어나는데 일할 수 있는 기간은 짧다. 이에 따라 여성 자신을 위한 준비가 매우 부족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여성들은 대부분 자녀가 경제적으로 독립하는 시점 전후부터 경제활동 없이, 혹은 배우자 없이 암, 뇌졸중 등과 같은 주요 질환을 갖고 오랜 세월 살아가야 하는 운명에 놓이게 된다.
통계에 의하면 경제활동 없이 살아야 하는 기간은 23.8년이며, 배우자 없이 살아야 하는 기간은 9.8년이나 된다. 이처럼 대한민국 여성의 미래는 소득 부족, 가정적으로는 외로우며 각종 질병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따라서 여성도 적극적으로 보험 재테크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보험은 친밀한 금융상품이지만 정작 보험을 재테크로 생각하는 여성은 별로 없다. 펀드 및 주식 등 직접투자가 공격적 재테크라면, 보험은 위험관리 수단으로 방어적 재테크라고 볼 수 있다. 건강 역시 재테크다.
여성은 특유의 질병인 부인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 관련 질병을 보장하는 보험은 그래서 필수적이다. 그동안 여성의 보험가입은 주도적이지 못했다. 의존 성향 탓에 당연한 선택처럼 보험도 남편 등 가족에게 의존해 가입해 왔다. 그러다보니 정작 여성 자신에게 필요한 보험을 준
비하지 못했다.
20~30대 : 암보험, 실비보험 보험은 나이가 어려서 가입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암보험을 포함한 질병관련 보험 역시 더 그러하다. 여성의 경우 남성에 비해 보장성보험은 평균 보험료가 20% 정도 저렴하기 때문에 젊을 때 가입을 서둘러야 한다. 대표적인 보험으로 암보험과 실비보험을 들 수 있다.
암보험 : 여성의 사망원인 중 ‘암’이 가장 높다. 이어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자살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암이라는 질병은 완치율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누구에게나 두려운 병이다. 실제 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전체 사망자의 30%에 이를 정도로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주변에 암으로 고통받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을 만큼 무섭지만 흔한 질병이기 때문에 젊은 나이부터 준비해야 한다. 당연히 암보험은 젊어서 가입해야 한다. 좀 더 저렴한 금액으로 가입할 수 있으므로 장기적으로 보면 큰 이득이 될 수 있다. 암보험은 보장 기간이 길면 길수록 좋다. 암은 나이 들수록 발병확률이 높은 데다 보장기간이 어느 정도 지난 다음에 가입하기도 어렵고, 보험료도 비싸지는 경향이 있다.
요즘 들어 80세 이상 만기 상품이 많이 나왔다.암보험은 진단금이 큰 상품을 선택하도록 한다. 진단금이 충분할 경우 수술비, 입원비, 통원비 외에 요양자금 및 생활비로 활용할 수 있다. 암은 치료기간도 길다. 또한 주변의 도움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소득에 대한 기회비용을 고려하여 진단금이 큰 금액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진단금이 클수록 암에 수반된 진단비 및 기타 치료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성은 반드시 여성질환과 관련된 암보험을 파악하고,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 여성에게만 발생하는 질환의 보장이 큰 상품을 특약으로 추가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손보험 : 20대 여성들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찾으라면 실손의료보험을 들 수 있다. 20대 후반의 여성을 기준으로 할 경우 평균여명은 60년 이상이 될 것이다. 소소한 상해에서 암 같은 큰 질병까지 두루두루 보장해주는 여성 실손보험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시대이다. 여성은 재해에 노출될 확률이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일반보장보험 중심의 보장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더불어 장해상태에 대한 철저한 준비도 필요하다.
실손보험 가입 시 암, 뇌졸중, 급성심근경색 등을 주요 보장으로 하고 여성질환, 입원, 수술, 골절, 화상, 운전자 등 잔잔한 특약을 추가해 보장받는 것이 좋다. 통원실손의료비는 ‘피보험자가 질병 혹은 상해로 인하여 병원에 통원하여 치료를 받거나 처방제조를 받은 경우에 보상하는 실손의료비’로 매년 계약해당일로부터 1년 단위로 보상한다. 신종플루나 광우병, 조류독감 등 각종 신종 질병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보장금액이 큰 실손의료비 가입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30~40대 : 연금보험 연금보험은 ‘여유 있을 때 가입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우물쭈물 미루다가는 향후 연금액수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평균수명이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료 산출의 기초가 되는 경험생명표는 매년 새롭게 작성되어 발표되고 있다. 최근 들어 경험생명표 변경주기가 매년 짧아지고 있다. 경험생명표가 변경될 때마다 늘어난 평균수명이 적용된다. 평균수명이 증가할 때마다 받게 되는 연금액은 계속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제라도 연금보험에 가입해야 하는 이유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계속 늘어나지만, 그로 인해 통산 수령하게 되는 연금액은 감소하고 있다. 그리고 부부중심의 연금설계와 노후준비는 여성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 현명하다. 2010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여성이 남편 없이 홀로 살아가야 하는 시간은 거의 10년 정도 된다. 또한 여성은 60세가 넘으면 경제력이 현저히 떨어져 생활비를 배우자나 본인이 부담하는 경우가 40% 정도, 자녀가 부담하는 경우가 40%로 의존적인 경향이 크다.
따라서 30대부터 연금 중심으로 노후를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여성은 대부분 재테크나 재무설계 등의 능력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안정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보니 노후설계를 예금이나 적금 중심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재무설계는 저금리 기조에서 실제 금리가 연 3%이하이기 때문에 물가상승을 감안한 적합한 투자로 볼 수 없다. 따라서 30대 여성의 경우 어느 정도 손실의 위험성이 있더라도 적립식 펀드나 변액유니버셜보험 같은 투자형 금융상품에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50~60대 : 암보험, 유병자보험 50~60대 여성은 질병에 대비해야 한다. 이 나이가 되면 여러 가지 질병이 발생하거나 기존에 앓고 있던 질병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보험가입이 어려워진다. 때론 가입 거절을 당하는 경우도 있고, 부담보가입 등 조건을 제시해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좀 더 젊을 때 보험 가입을 해놓지 않아 뒤늦게 후회하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 단체보험에 가입해 보장을 받던 가입자가 퇴직한 이후 단체보험 효력이 상실되면 개인보험에 다시 가입하려 해도 50대 이후에는 고령이라는 이유로 가입을 거절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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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상만 한국보험신문 실장 |
병력이 있다면 그에 따른 할증으로 보험료도 큰 폭으로 오르게 된다. 단체보험만 믿고 개인보험에 들지 않은 사람들은 보장 사각지대에 놓이기 쉽다는 설명이다. 50대 여성의 경우 암보험이 가장 필요하다. 가입되어 있지 않다면 필수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여성들의 암발병 연령대를 확인해 보면 50대 이후의 여성들에게서 가장 많이 발병하고 있다. 50대 남성들의 경우에는 고혈압, 고지혈증, 심근경색, 뇌경색 등 각종 성인병을 보장하는 보험 가입을 주목해야 한다.
만약, 이 부분을 보장하는 상품이 없다면 가입을 고려해야 한다. 만약, 기존의 질병 때문에 가입이 어렵다면 보험료는 높지만 보험가입 심사가 간편한 ‘무심사보험’ 가입을 염두해 둔다. 만약, 연금내용이 부실하다면 즉시연금보험 가입 등을 추가로 고려해 볼 수 있다.
유병·고령자보험 활성화로 최근 5년간 60대 이상 고령자의 장기손해보험 가입률이 크게 증가했다. 고령자와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 유병자에 대한 보험상품 판매가 활발히 이뤄졌기 때문이다. 간편심사·간편고지 상품 등이 고령자·유병자를 위한 대표적인 보험으로 간주된다.
<글/ 류상만 한국보험신문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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