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5 가계부채 대책 긴급진단]

수급조절에 초점… 시장상황 맞게 공급량 조절해야
옥정수 | suya-45@hanmail.net | 입력 2016-10-14 15:2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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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5일 정부는 급증하는 가계부채를 잡을 방안으로서 가계부채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부동산시장은 오히려 대 책 후 이상과열 현상이 나오고 있다는 우려들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본지는 8.25 대책 이후 부동산시장 분위기 와 영향에 대해 명지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권대중 교수와 함께 진단해 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Q_ 8.25 대책 후, 부동산 더 끓어오른다? 효과 없다? 왜 이런 현상이 나오나요?

A_ 우선 8.25 대책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하여 말씀드릴 수 있는데 하나는 주택시장의 안정적 관리이고 또 하나는 가계부채 건전성 기여입니다. 그런데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소비자에게 직접 피부로 와 닿을 만한 대책은 아니거든요. 대부분 사업 자에게 영향을 주는 대책으로 그 효과는 시간이 좀 지나야 나타나는 대책입니다.

 

그래서 당당 효과가 있다 없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시장반응은 아직 미온적이라 별 효과가 없지 않느냐는 반응입니 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가게부채를 관리하기 위하여 정부가 공급을 중단하고 인위적으로 조절하겠다는 내용이 가장 큰 이슈가 되겠습니다. 그래서 부동산시장이 공급이 줄어들 테니 앞으로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얘기와 장기적인 내용이니 소비자에게는 당장 효과가 없다. 이런 반응이지요.

 

Q_ 8.25 대책 골자는 주택공급 신규물량을 줄 이는 것인데 오히려 공급축소로 가격만 오히려 뛰는 것 아니냐는 우려들도 나오고 있는데요. 신규물량 축소방안, 과연 효과가 있을까요?

A_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있어야 시장은 안정 화 됩니다. 특히 서울의 경우에는 공급보다 수요가 많습니다. 그런데 택지는 부족하지요. 그러나 지방 의 경우나 수도권 일부지역의 경우에는 공급조절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14년부터 공급이 많았 던 일부 지역에서는 2017~18년 준공 후 미입주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정부가 택지공급을 조절하겠다고 한 것은 이미 지난해부터 주택공급이 100%를 훨씬 넘은 상태에서 인위적으 로 정부가 주택을 공급하지는 않겠다고 밝힌 바 있 어 새로운 대책은 아니라고 봐야 합니다.

 

오히려 지 역별 안배를 잘못하면 공급이 줄어들어 가격 차별 화가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주택공급량과 수요 그리고 시장상황을 잘 판단하여 수요자가 원하는 지역에 원하는 주택 을 공급할 수 있도록 시장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공급량을 조절해야 할 것입니다. 결국은 공급이 줄 면 가격은 오를 수 있지만 아마도 지난해부터 일시 공급량 증가로 인하여 당분간은 조정국면으로 들 어가려면 축소해야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Q_ 부동산 전매제한, 또 LTV. DTI 규제 강화 등 가계부채 근본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핵심 대 책들이 빠지면서, 실질적으로 가계부채완화와 부동산부양 중에 부동산을 택했다는 평가도 나 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A_ 예 지금 부동산시장의 대외변수는 미국의 금 리인상을 앞두고 있고, 연일 북한의 핵문제로 시끄럽고, 중국의 사드배치문제로 좀 껄끄러워지고 있 는데 국내는 여소야대 상황에서 선박, 물류 등 구 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으니 당연히 경기는 수축되어 어렵지요. 그러니 경기상황이 좋지 않은데 갑작스럽게 대출규제나 전매제한이 강화되면 시장은 경착 륙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대책에서 빠진 전매 제한은 국토교통부가 강력하게 반대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국토교통부는 이미 일부지역에서 공급 과잉으로 인해 시장상황이 서서히 식기 시작하여 가격이 하락하면서 안정화되고 있다고 판단한 듯 합니다.

 

서민들 입장에서는 당장 대출규제를 강화하고 전매제한을 강화해서 주택시장이 안정화되거나 가격이 하락하기를 바랄 수 있지만 그렇게 되면 오히려 건설시장부터 이제까지 분양받은 수분양자들이 대출을 받지 못해 잔금을 납부하지 못하거나 전세 가격이 하락하는 등 깡통전세가 나타날 수 있어 위 험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부동산, 건설 관련 업종이 타격을 받아 경제가 더 어려워 질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합니다.

 

한마디로 8.25대책은 수급조절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면서 당장의 대책보다는 조금은 중장기 대책이라고 봐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경제를 생각하면 부동산시장을 잡을 수 없고 부동산을 생각하면 경제가 어려워질 것 같은 양날의 칼과 같은 대책이었습니다.

 

Q_ 그렇다면 부동산 전매제한과 LTV, DTI 규제 강화가 이루어질 경우, 실제 부동산 경기 하강 의 기폭제가 될까요? 영향을 어느 정도로 보시 나요?

A_ 대부분 주택은 많은 돈을 주고 사야 하기 때 문에 주택가격의 하락에는 LTV, DTI 규제가 가장 강력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분양시장에서는 전매제한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정부는 토지와 상가 등 비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담보인정비율(LTV) 기준을 예정보다 앞당겨 시행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현행 50~80%에서 40~70%로 낮아집니다. 특히 금융기관 신용 대출 심사시 다른 대출 정보를 취합해 빚 상환 능력을 따지는 총체적 상환능력 심사시스템(DSR) 도입 시기를 당초 2017년 1월에서 연내 도입으로 앞당기기로 했습니다.

 

DSR은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대출 규제였던 총 부채상환비율(DTI)보다 강력한 제재 수단으로 부동산시장에서는 매우 우려와 긴장을 하고 있습니 다. 총체적 상환능력 심사시스템(DSR)은 총부채상 환비율(DTI)의 경우 소득중 원금과 이자의 비중을 따지는 데 비해 기존 대출의 이자와 원금까지 함께 계산해 빚 갚을 능력을 종합적으로 따지는 방식이 기 때문에 추가로 주택을 구입하거나 소득이 낮은 사람들은 주택을 구입할 수 없게 됩니다.

 

 이 때문에 DSR이 도입되면 기존 중도금 대출이나 마이너스 통장 대출 등 다른 대출이 있는 경우 신규대출이 어려워져 부동산 투자 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래서 가수요는 사라지고 실수요자 위주로 부동산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큽니다. 문제는 실수요자들 보다는 조금 무리해서 투자를 하려는 투 자자들의 위축 정도가 심각해 질 수 있습니다. 전매제한은 선분양시장의 병폐인데요. 주택공급 시장이 후분양시장이 되면 분양권 전매시장은 자연 스럽게 없어집니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는 선분양 제도를 택하고 있는가 하면 예전에 주택공급이 낮았던 시절 건설사들이 자금조달이 어려우니 정부가 수분양자들에게 미리 분양을 하고 그 분양대금과 중도금으로 주택을 건설하게 했던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분양권이 매매되고 이를 이용하여 투기가 일어나는 것이지요. 그러면 후분양제도를 택하면 될 것 아닌가 하지만 시장은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후분양제도를 택하면 중소 건설사 들은 자금조달이 어려워 모두 힘들어지거나 도산 하게 되지요.

 

그래서 제 생각에는 일정 부분 건축 (공정률 50% 또는 70% 등)을 하고 분양하는 식으로 제도가 보완되면 어떨까 싶네요. 지금은 전매제한이 서울·수도권지역의 경우에는 민간택지의 경우 분양을 받고 6개월이 지나면 전매할 수 있습니다. 물론 공공택지는 1년입니다. 지방은 제한이 없구요. 결론적으로 전매제한과 LTV, DTI 규제 강화는 주택시장에 직격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_ 가계부채 완화와 부동산시장 지키기 사이 에서 정부의 딜레마가 커지고 있는데, 어떤 접점과 대안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A_ 가계부채를 완화하고 부동산시장도 지킬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6월말 기준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규모가 1천250조 원을 넘어섰다고 하지요? 결국 가계부채를 줄이는 방법은 대출규제를 강 화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부동산시장은 침체 될 수밖에 없지요. 그래서 규제강화보다는 받은 대 출을 잘 관리해서 문제가 없도록 하는 것이 더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8.25대책은 신규로 받 는 대출에 대한 규제가 더 큽니다. 일반 시중은행의 대출심사 강화에 이어 보험회사, 2금융권 등의 대출강화로 소득증빙 자료가 부족한 서민들은 저금 리를 이용한 내집 마련이 더욱 어려워 질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하반기에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 고 있어 더욱 불안하지요. 그래서 기 대출받은 채무 자들에게 보다 낮은 금리로 갈아타고 고정금리 장 기대출방식으로 변환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금리가 인상되면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해 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가 선제적 대응을 서민들 입장에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_ 저금리 기조가 부동산시장 상승을 이끌어 왔던 것이 사실인데요, 지난 6월 금리인하 이후 의 부동산시장 변화는 어땠는지, 특히 어떤 종 목들로 투자가 많이 몰리나요?

A_ 금리가 인상되면 수익률이 떨어져서 가격이 하락하기 때문에 금리는 부동산시장의 바로미터라 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6월 기준금리 인하 후 부 동산시장은 주로 서울·수도권지역의 경우 분양권 시장과 택지공급시장으로 수요가 몰린 듯합니다.

 

 예를 들면 말도 많았던 개포동 3단지가 청약 평 균 100:1을 기록했지요?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24 일 디에이치 아너힐즈 1순위 청약에서 총 63가구 모 집(특별공급 제외)에 무려 6,339명이 신청해 평균 100.6대1의 경쟁률로 모든 평형이 1순위 마감됐다 고 합니다. 또한 3.3㎡당 평균 분양가격이 4,137만 원에 달하는 데다 현대건설이 중도금 대출 연대보 증을 서지 않기로 하면서 생각보다 수요자들이 많 이 몰리지 않을 것으로 봤는데 계약자가 직접 계약 금 10%와 중도금을 마련해야 하지만 평균 분양가 가 낮아지면서 청약자가 대거 몰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원인은 처음보다 분양가가 낮아진 데다 민간 아파트의 경우 분양받은 후 6개월이 지나면 바로 전매가 가능한 점도 영향을 줬다고 봅니다. 두 번째는 인천 영종도 하늘도시의 택지 분양입니다. 영종도 점포주택지는 지난 6월 공개입찰 최고 경쟁률이 9,600대 1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많았습 니다. 이는 내년 말에 제2여객터미널과 카지노 리조트가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면 그만큼 새로운 주택수요가 생겨난다는 기대감으로 오른 듯합니다.

 

특히, 신규 주택수요는 물류단지 내 공장증설 중인 반도체 제조업체 스태칩팩 코리아의 신규 인력 2,500여 명을 포함해 대략 1만 명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 영향으로 3.3㎡당 400만 원 정도 하던 택지가 600~700만 원으로 상승했습니다. 결국 분양권시장과 재건축시장 그리고 근린상 가용지 시장으로 투자자가 몰린 듯합니다.

 

Q_ 오피스텔의 경우 수익률이 한 때 두 자릿수 이상으로 고공 행진했다가 지금은 연 5% 정도 로 떨어졌음에도, 최근 다시 투자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초저금리 시대 투자처로서 오피스텔 등 투자는 더 붐으로 갈 가능성 있을 까요?

A_ 부동산 투자는 입지조건이 가격을 결정합니다. 역세권이나 도심권이 그래서 비싸지요. 물론 가격이 높은 만큼 수익률도 꾸준합니다. 그러나 오피 스텔은 규모가 적을수록 좋습니다. 그 이유는 대부 분 독신자들이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사 무실로 사용했기 때문에 큰 평수가 좋았는데 지금 은 그 반대 현상입니다. 또한 교통 여건이 좋고 주 차장시설이 되어 있어야 공실률도 줄일 수 있고 꾸준히 임대료가 발생합니다. 아마도 저금리시대가 지속된다면 오피스텔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Q_ 그 외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 속에서 부동산 시장 접근은 어떻게 방향을 잡고, 어떤 점들을 유의해야 할까요? A_ 우선 정부는 부동산시장은 자연적인 특성 중 하나가 지리적 위치의 고정성으로 인하여 지역시장 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시장이 불안전한 시장이지요. 그래서 수요공급정책 등 전국적으로 해당되는 정책부분은 지금과 같이 미래를 보고 계획추진되어야 하지만 미시적 측면에서 당장 가격이 오르거나 투기가 발생하면 그런 지역만을 선별하여 규제를 하거나 대책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과거의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처럼 말입니다.

 

물론 수요자 맞춤형 주택공급도 필요하고 또 한 가지는 이제 새로운 택지공급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에 도시재생사업 쪽으로 규제완화 또는 활성화 대책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강남권을 중심으로 재건축시장이 뜨거운 열기인데요. 이런 이유는 2017 년 말까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연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더 연기하거나 폐지하면 지금과 같은 열기는 다소 식을 듯합니다. 앞으로는 더욱 많 은 단지들이 리모델링을 하거나 재건축사업을 추진할텐데 말입니다. 그리고 주택이 없는 무주택자들은 주택구입을 너무 서두르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지난해 공급된 주택공량이 비 아파트부분까지 합치면 50만 가구 가 넘었습니다. 금년에도 지난 6월 말까지 20만 6 천 가구가 분양승인을 받았고 앞으로 17만 가구 이상이 더 분양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공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 입주시점인 2017~2018년 이후에는 가격이 하락할 수 있어 주택 구입을 서둘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부동산 투자를 원하는 사람들은 이제 주택보다는 상가나 오피스텔 또는 토지시장 등 수익형 부동산으로 눈을 돌려봐야 할 것입니다. 수익이 없는 부동산은 죽은 부동산입니다.

 

물론 예전처럼 투자는 단기 차익 보다는 장기적이어야 한 다는 생각과 무리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은 머릿속에서 잊어버리면 안 됩니다. 결국 부동산 투자는 분수에 맞게 하되 입지조건을 잘 따져보고 투자하면 손해는 보지 않을 것입니다.  <명지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권대중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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