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근 세무법인 석성 회장 “나의 작은 나눔이 이웃의 큰 희망이 된다면 평생 이 길을 가리라”
- 영예의‘대한민국 나눔봉사 종합대상',‘국민교육발전 교육부 장관 표창’등 잇달아 수상
- 김영호 기자 | kyh3628@hanmail.net | 입력 2017-10-09 08:06:24
지난 1966년 말단 9급 세무공무원에서 시작해 중부세무서장과 영등포세무서장, 국세청 공보담당관, 서울청 납세지원국장을 거쳐 대전지방국세청장(2004년)과 한국세무사회 회장직을 역임해 ‘세정가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우는 조용근 세무법인 석성 회장(전 천안함재단 이사장).
어언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어려운 가정 형편의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이 되어주는 석성장학재단을 운영해온데 이어 지난 2011년부터는 국세공무원, 세무사, 회사원, 대학생 등 약 5백여 명의 회원들을 모집해 (사)석성1만사랑회를 결성해 중증장애인들의 재활을 위해 공동생활관을 매년 지어주는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실천해 오고 있다.
국세청 역사에 기록될 만한 국세공무원으로서의 화려한 과거 이력들을 모두 내려놓고 오로지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과 더불어 남은 여생을 사회공헌사업에 바치기 위해 하루하루를 감사함으로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그는 이제 우리시대 진정한 ‘나눔과 섬김의 아이콘’,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상’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세청 재직시절부터 시작된 조 회장의 숭고한 사회공헌 활동은 혼란스럽고 척박한 이 시대의 한줄기 빛과 희망으로 국세청 후배들은 물론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안겨주고 있지만 정작 조 회장 자신은 그저 청렴한 국세공무원으로 남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왔을 뿐이며 지난날의 영광은 찰나의 순간에 불과하다고 담담히 얘기한다.
조용근 회장은 한국세무사회 회장을 4년간 연임했으며 천안함재단 이사장(연임), 청량리 다일 밥퍼명예본부장, 크리스찬치유 상담대학원대학교 이사장, 석성1만사랑회 이사장, 석성장학회 회장 등 다양한 사회 봉사활동을 온몸으로 실천해 오고 있다. 다음은 ‘나눔과 섬김의 전도사’ 조용근 회장과의 일문일답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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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_ 솔직히 제가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과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소 투철한 교육관과 사명감으로 국민교육 발전에 기여한 공이 크므로 표창한다’는 문구를 보니 한편으로는 정말 감격스럽기도 했습니다.
저는 말단 세무공무원 출신으로 예전에는 세금을 거둬들이는 삶에서 인생 후반전에는 사회에 베푸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저의 나눔활동이 사회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다는 인정을 받게 된 것 같아 감사할 따름입니다.
아울러 이러한 표창들이 박봉의 공무원 월급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훌륭히 잘 키워주고 어려
운 살림살이를 잘 견뎌준 평생의 반려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만큼 이 모든 기쁨과 영광을 아내 유영혜 석성장학회 이사장에게 돌리는 바입니다. 이번에 받은 상은 이제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 더 열심히 ‘나눔과 섬김’을 실천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죽는 날까지 ‘나눔’ 활동을 계속하리라 다짐해 봅니다.
Q.석성장학회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주신다면.
A_ ‘석성’이란 재단 명칭은 부모님의 함자 중 가운데 글자를 각기 따서 만들었습니다. 부모님을 애틋하게 생각하는 마음으로 이름을 지었고 저희 부모님께서 못다 이룬 꿈을 석성장학재단에서 나눔과 섬김을 통해 제가 대신 이뤄드리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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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에는 장학재단을 만들기 위해 강원도 정선, 영월, 홍천 등을 다니면서 교구 목사님들에게 십시일반 후원 받으면서 2억2800만 원이 모아졌고, 2001년 국세청 공보관 재직시절 정식으로 재단법인 석성장학재단을 만들었습니다. 2004년 대전지방국세청장을 끝으로 공직생활을 마감한 후 만든 세무법인 석성의 모체는 석성장학재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005년 세무법인이 설립된 시점부터 지금까지 매년 매출액의 1%를 석성장학재단에 전입하도록 정관에 규정했습니다.
전국에 저희 세무법인의 지사가 9곳이 있는데 모두들 장학사업에 적극적으로 동참함으로써 매
년 1억4000만 원 정도의 장학금이 가정 형편을 이유로 대학진학을 포기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꾸준히 지급해 지난 20여 년 동안 국세공무원 자녀와 다문화·탈북자 가정의 자녀 등 2천여 명의 중·고·대학생들에게 18억 원 상당의 장학금을 지급해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미얀마에 ‘사랑의 학교’를 지어주는 등 해외교육사업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30억 원 상당의 현금과 2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석성장학회의 이 같은 꾸준한 나눔과 투명한 운영에 감동을 받은 한 기업이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현금 5억 원을 기탁해 와 더욱 탄탄한 장학사업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됐습니다.
Q.평생을 세금쟁이로 살아오셨는데 최근에는 지역사회에서 본업보다 ‘나눔과 섬김의 전도사’로 더 바쁘시게 활동을 이어가고 계신 것 같습니다. 그동안의 사회봉사활동 상황들도 좀 소개해 주시죠.
A_ 지난 6년간 국내 최초의 복지재단인 천안함재단 이사장직을 맡아 온 국민의 정성이 담긴 귀한 돈을 투명하게 집행하는데 심혈을 기울인 결과 취임 당시 146억 원이었던 재단기금을 후임자에게 2억 원 늘어난 148억 원을 인계하면서 잘 마무리 했습니다.
올해부터 연간 예산이 약 10조 원에 달하는 교육부 산하 한국장학재단의 경영고문으로 위촉돼 앞으로 장학사업 활성화를 위해 정책연구와 장학법인 담당자 교육·연수, 장학재단 간 학자금지원 정보 공유를 통해 2500여 개에 달하는 장학재단의 중복지원 방지 체계 강화에 힘쓰고 있습니다.
아울러 올해 창립 6주년을 맞은 (사)석성1만사랑회 주최로 오는 11월28일(화) 오후 8시 잠실롯데호텔 콘서트홀(송파구 소재)에서 자폐성 등 중증장애인을 돕기 위한 자선음악회를 준비 중에 있습니다. 이번 음악회에는 코리아솔로이츠오케스트라외 다수의 연주자들이 참여하며, 여기서 모인 수익금 전액을 ‘석성 나눔의 집 4호점’을 짓는데 사용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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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_ ‘석성 나눔의 집’은 장애에 대한 편견없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사랑과 화합의 공간으로 매년 한 곳씩을 짓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에 논산 1호점, 2016년 용인 2호점에 이어 지난 6월에는 양재동 3호점을 건립한 바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 완공된 중증장애인 공동생활관인 3호점은 지난 2011년 우면산 산사태로 큰 피해를 입었던 ‘신망애의 집(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에서 운영)’ 내·외부를 전면 보수하는 리모델링 사업으로 진행됐으며,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약 4개월 간의 공사기간을 거쳐 오갈 데 없는 20여 명의 중증장애인들이 불편함 없이 거주할 수 있는 최적의 생활공간으로 새로 태어날 수 있었습니다.
석성1만사랑회는 이 사업을 총괄하면서 1억7천만 원의 건축비 전액을 부담했고, 한국해비타트
(이사장 윤형주)는 건축시행에 필요한 기술을 지원했으며,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회장 정성환 신부)는 시설운영을 담당하게 됐습니다. 발전기금 등 주변의 협찬없이 순수 회원들의 힘으로 재원을 마련하다보니 솔직히 힘들고 주민들의 혐오시설 기피경향으로 부지 선정 등에 많은 어려움이 뒤따르지만 내년에 반드시 4호점을 건립해 석성(石成)의 창립이념인 ‘나눔과 섬김’의 정신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로 삼을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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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_ 어릴 때 빈곤을 몸소 겪어봤기 때문에 가난이 주는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사회공헌 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6.25 한국전쟁 당시 아버지께서는 일본에 계셨는데 저희 4남매는 어머니 친정에서 더부살이를 할 수밖에 없었고. 영양실조에 걸려 죽기 직전의 상황을 맞게 된 적이 있습니다.
이때 외가 친척들의 도움으로 살 수 있었습니다. 정체불명의 고기 50마리를 잡아줘 그 고기를
먹고 기사회생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들쥐 고기였습니다. 외가의 친척이지만 그 분들 도움에 살 수 있었고 나도 어른이 되면 그분들처럼 남을 우며 살아야 겠다고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저는 나눔하고 관계없는 전형적인 세무공무원 출신입니다. 세금쟁이들은 일반적으로 냉정하고 나눔에 대한 개념이 없다는 인식이 팽배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 같은 사회적 인식을 불식시키고 나눔과 섬김을 통해 국세청 출신들도 따뜻한 마음으로 나눔을 실천하고 사회봉사도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은 바람이 컸었습니다.
또한 십자가의 사랑을 마음에 새기고 실천해야 하는 크리스천의 한 사람으로서 내 이웃의 어려움을 모른 척하는 것은 죄악이라는 생각에 진정한 재산의 의미는 내가 소유한 것이 아니라 남에게 베푼 돈의 합계라는 개념을 새로이 정립하게 됐습니다. 즉, 생을 마감할 때까지 다 쓰지도 못하는 현금과 등기부에 내 명의로 된 부동산은 아무런 가치가 없고, 오로지 내가 남을 위해 아낌없이 쓸 수 있는 재산만이 내 것이라는 생각에 이를 실천하게 됐습니다.
Q.자신의 형편을 탓하는 등 이런저런 이유로 나눔 혹은 사회봉사활동을 다음으로 미루는 경향이 많습니다.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A_ 기부 혹은 봉사활동을 재산이 넉넉하고 시간이 많은 사람들만 할 수 있다는 핑계는 결국 인생철학의 부재요 인식의 차이라고 생각됩니다. 저의 인생철학은 한마디로 ‘먼저 줘라, 그러면 더 많이 받을 것이다’로 축약할 수 있습니다. 직접 한번 해보지도 않고 중도에 스스로 안 된
다고 자포자기하거나 다음 기회로 미루는 안일함으로 세상에서 성취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기적은 또 다른 기적을 만듭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여기서부터’, ‘나부터’, ‘작은것부터’, ‘실천가능한 것부터’, ‘지속적으로 하는 것부터’라는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내가 가진 걸 남에게 주면 손해인데’ 하는 생각을 갖게 되면 결코 나눔을 실천할 수 없습니다. 비록 작고 보잘 것 없는 것이라 하더라도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에게 내가 가진 뭔가를 나눠주면 내가 더 행복해지게 됩니다. 아울러 나눠주는 행위는 은근히 중독성이 있습니다. 비록 첫 시작은 어려울 수 있지만 이를 실천하다보면 작은 기쁨과 행복감을 느끼게 되고 이러한 성취감을 자연스럽게 또 다시 경험하고 싶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사회는 갈수록 빈부격차, 양극화가 심각해지고 있지만 정부 혹은 특정인에게 전적으로 해결책을 기대할 것이 아니라 나부터 앞장서서 가까운 이웃의 어려움부터 함께 나눌 때 빈부격차 등의 사회적 문제는 해결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아울러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이 중요한데,가진 자는 사회적 약자를 위해 베풀어야 합니다.
우리나라 부자들 특징은 자기 돈을 안 내고 회사돈으로 봉사하면서 온갖 생색은 다 낸다는 점입니다. 회사돈은 소액주주의 배당금입니다. ‘빈 손으로와 빈 손으로 간다’는 말이 있듯이 각자 스스로 실천해야 합니다.
Q. 마지막으로 세무공무원 등 인생의 후배들에게 특별히 전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_ 저는 솔직히 반듯한 학벌이나 재력도 없는 흙수저 출신이지만 요즘 국세청 후배들을 대상으로 ‘인생 후반전을 똑바로 사는 방법’을 주제로 특강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일반인들에게는 국세청 사람이라고 하면 아직도 ‘세리’라는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내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느끼고 사회적 약자와소통하고 동행하면서 ‘감동을 주는 세금장이’가 될 때 비로소 세무공무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불식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요즘 50대는 퇴직 후 할 일이 없고 20~30대는 전부 실업자인 실정입니다. 제가 이 시대 젊은이들을 보면서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진정한 롤모델이 없다는 것입니다. 경륜이 많은 인생의 선배들이 먼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극단적인 자기애와 금전욕에 사로잡혀 매사를 감사할 줄 모르고 교만해지거나 쾌락만 추구하는 경향으로 인생을 낭비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인생의 시계에서 현재 23시 59분을 살아가고 있는 저 역시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기 위해 늘 경계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마지막 남은 생을 어떻게 보람되고 후회없이 보낼까를 고민하다가 마침내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시작하게 된 겁니다.
그 동안 저에게는 4가지의 명예가 주어졌는데 명예해군, 명예학사학위, 명예 신학박사학위, 밥퍼 명예본부장이 그것입니다.최근에는 명예로운 삶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한순간에 비참한 말로를 맞이할 수 있습니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인생의 골든타임을 교만하게 보내지 말고 남은 삶을 가치있고 의미있게 보내는 방법을 스스로 찾을 수 있기를 기원드립니다. <대담= 김영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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