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형 칼럼] 미스 캐스팅…‘연예인’ 국세청 홍보대사
- 납세자도 食傷하는 연예인 홍보대사
납세 이미지와 거리 먼 ‘무관심 행사’
세정가에도 훌륭한 인물 적잖은데
염불(念佛)은 아무나 하나… - 심재형 기자 | shim0040@naver.com | 입력 2018-05-21 08: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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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세청은 엊그제 ‘올 납세자의 날’에 모범납세자로 선정되어 대통령 표창을 수상한 연예인 김혜수· 하정우씨를 국세청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국세청 당국자는 두 배우를 가리켜 국내 최고의 연기자로 성실납세뿐만 아니라, “자신의 일에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해야 할 일을 잘하는 기관, 국민의 신뢰를 받는 기관’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국세청의 이미지와 잘 어울려 홍보대사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이들 홍보대사는 ‘국민과 함께하는 공정한 세정 추진, 성실납세문화 확산’을 위한 포스터‧공익광고 모델 등 다양한 세정홍보 활동에 참여할 예정이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하지만 국세청의 단골메뉴인 ‘인기 연예인 국세청 홍보대사’ 위촉도 한 물 갔는지, 이제 식상(食傷)한다는 소리가 예서제서 들려온다. 정작 납세권(圈)마저도 어느 연예인이 국세청 홍보대사인지, 그 역할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하며, 또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소중한 납세의무의 상징성이 그들의 이미지와는 궁합이 안 맞는지 국세청만의 행사가 되고 있다. 사실 인기 연예인 수백 명이 외치는 겉도는 세정홍보보다, 국세청 관리자 한 사람의 진정성 있는 한마디가 설득력을 얻는다. 그런 의미에서 외부 용병보다는 국세청 간부들 모두가 ‘세정 홍보맨’이라는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전직 국세청 오비(OB)들 가운데도 ‘세정 홍보맨’ 역할을 자청하는 훌륭한 분들이 적지 않지만, 등잔 밑이 어둡다고 국세청 당국자의 눈에는 잘 안 띄는 모양이다.
#지방국세청장을 역임하고 지금은 세무법인과 장학사업을 운영하는 C씨, 국세행정 홍보맨을 자청하는 그의 꾸준한 행보는 세정가에 이미 정평이 나있다. 그의 국세행정에 대한 애정 어린 발길은 ‘정년’이 없다.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그는 전국을 누비며 우리사회 저변에 까지 국세공무원에 대한 올바른 상(像)을 심어주기에 여념이 없다. 세정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 심지어 육‧ 해‧ 공군 장병들을 찾아 ‘특강’도 한다. 때론 전임 지방청장과 중견간부 출신들의 뒤늦은 세정비리 스캔들로 황색바람이 불 때도 그의 이러한 행보가 자그마한 바람막이 역할이 되기도 했다. 지난주에는 법무·검찰 공무원의 요람인 법무연수원 초청으로, ‘교정관리자 리더십과정’에 참여한 5급 이상 사무관들을 대상으로 특강도 했다. 교정직공무원의 가장 필요한 덕목이 강의 주제였지만, 강의 틈틈이 국세공무원들의 투철한 책임감을 심어줘, 국세청 이미지를 새롭게 각인시켰다는 소식이다.
#엊그제 한국납세자연맹은 보도자료를 통해 “연예인 모범납세자를 광고비도 주지 않고 홍보대사로 활용하는 것은 위계에 의한 부당한 압력행사”라면서, “성실납세의식은 후진적 홍보와 제도가 아닌 납세자를 존중하는 행정서비스에서 시작”하라고 주문했다. 시각에 차이는 있지만 연예인 홍보대사에 대한 주변사회 여론도 ‘미스캐스팅’ 쪽으로 기울고 있다. 이쯤에서 국세당국의 국세행정 홍보정책도 바뀌어야 한다. 세정홍보에 유명 연예인을 등장시키기 보다는, 납세의 소중함을 내면에 담고 있는, 그런 이미지를 갖춘 인물을 선정해야 납세자에게 공감을 얻는다. 염불(念佛)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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