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태진의 관세이야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진정 원하는 것은?
- 한미 FTA 재협상 끊임없이 요구하는 배경이 뭔지 발 빠르게 파악해야
- 편집국 | news@joseplus.com | 입력 2017-06-19 10:12:42
![]() |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 첫날 외교 통화에서 이 같이 언급했다. ‘북핵’보다도 먼저 이야기한 정책이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의 재협상을 끊임없이 요구해 왔다. 대선 캠페인 시절부터 한-미 FTA는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고 무역수지를 악화시키는 주범이고 주장했다.
그러다 또 지난 4월 28일(미국 현지시간) 트럼프 미 대통령은 다시 한 번 한-미 FTA를 재협상 또는 폐기하겠다고 언급했다.점차 한미 FTA 재협상이 구체화되는 시점에서 우리 정부의 입장은 어떨까? 문 대통령은 한국의 대선기간 동안 미국의 FTA 재협상 움직임과 관련 “서로 이익을 주고받기 때문에 한미 FTA를 폐기는 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한미 FTA 재협상이 현실화
될 경우 “우리는 국익을 지켜내고 이익 균형을 맞추는 노력을 하면 된다”는 자세를 보여왔다.
미국은 한미 FTA 재협상과 관련하여 차근차근 준비 중이다. 한미 FTA 재협상을 진두지휘할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 강경파 로버트 라이시저를 앉혔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대표는 아직이다. 미국이 한미 FTA 재협상을 끊임없이 요구하는 배경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문재인정부에서는 발 빠르게 파악해야 한다.
![]() |
트럼프 미 대통령은 아베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일본을 ‘불공정 무역국가’라고 연일 비판하였다.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서는 ‘환율조작국’이라느니 ‘불공정 무역국가’라느니 중국을 압박했다. 이렇게 기선을 제압당한 일본과 중국으로부터 미국은 많은 성과를 거뒀다. 일본은 일본 기업이 미국에 우리나라 돈 509조 원에 해당하는 금액의 투자와 70만 개 일자리 창출이라는 선물을, 중국은 이전과 다른 수준 높은 대북 압박을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결론적으로 트럼프는 오랫동안 비즈니스 세계에서 통했던 자신의 협상 프로세스를 국가 간에도 그대로 적용하고 있는 듯하다.
![]() |
한-미 FTA와 관련해서는 실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우선 다음의 실질 FTA 이행 내용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재협상 운운하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역수지 적자폭이 커졌다는 것이다. FTA 발효 전인 2011년도의 116억 달러에서 2016년 232억 달러로 미국의 적자가 증가한 것을 두고 얘기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반드시 FTA 때문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반증으로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독일과 일본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그 두 나라와의 무역수지를 보면 그 나라들과의 적자 규모가 600억 달러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오히려 한국과의 교역에 있어서는 우리 기업의 미국에 대한 해외직접투자와 미국 국채 매입으로 한국에서 경상수지 흑자의 수치는 다시 미국으로 흘러들어 가고 있다. 이러한 한국 기업의 미국에 대한 해외 직접투자로 인해 FTA 발효 전에 비하여 1만 명의 고용이 창출되기도 하였다.
![]() |
러로 28%의 흑자 증가폭을 보였다. 여기에 한미 동맹이라는 특수성으로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연평균 5조 원에 달하는 무기를 감안하면 교역으로 미국이 손해 보는 부분은 상당 오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교역 규모 면으로 살펴볼 때도 한-미 FTA가 발효된 후 세계 무역은 5년간 연평균 2%나 감소했지만, 한국과 미국과의 무역은 오히려 1.7% 증가했다. 그 결과로 미국의 한국 시장 점유율도 2011년 8.5%에서 2016년 10.64%로 상승했다.
또한 미국이 우리에게 피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품목 중 자동차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설령 FTA가 극단적으로 폐지한다고 하여도 우리 자동차 산업에는 큰 피해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왜냐하면 이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등은 미국의 엘라바마 공장과 조지아 공장에서 미국에서 주로 판매되고 있는 엘란트라, 쏘나타, 산타페를 직접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액센트, 투싼, 그랜저(현지명 ‘아제라’) 등이 한국에서 수출되고 있으나 점유율이 미미하기 때문에 FTA에 큰 영향을 직접 받고 있지는 않다.
![]() |
▲고태진 관세법인한림(인천) 대표관세사 |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은 트럼프의 단순히 입에서 톡톡 튀어나오는 말에 현혹되어 우왕좌왕하지 말고 그들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 부분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며 그들이 들고 나올 카드에 대한 대비를 하여야 한다. 어떤 식으로든 한-미 FTA를 자국의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은 할 것이다.
그렇지만 미국이 TPP 협상을 하면서도 한-미 FTA를 미국이 추진한 FTA의 기본교과서라고 자평하였던 바가 있다. 또한 5년밖에 안 된 한-미 FTA를 25년이나 지나 한번은 현시점에 맞춰 손을 봐야했던 NAFTA와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도 맞지 않다. 따라서 우리와의 협정에 있어 큰 부분의 수정이나 극단적으로 폐기까지 가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미국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글/ 고태진 관세법인한림(인천) 대표관세사>
[저작권자ⓒ 조세플러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헤드라인HEAD LINE
카드뉴스CARD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