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탐방]라이온켐택 박희원 회장

들끓는 열정 지닌 타고난 승부사...“세계적인 기업과 경쟁하라”
편집국 | news@joseplus.com | 입력 2016-12-05 11:2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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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온켐택 박희원 회장 
자의 반, 타의 반 모든 세대가 창업을 꿈꾸는 시대에서 살아남은 창업자는 소수 중 소수다. 먼저 그 길을 간 선배들의 이야기를 듣고 실천한다면 생존은 물론 성공 가능성도 높아질 거라고 믿는다.

 

 

글 로벌 시장에서 세계적인 기업과 경쟁하려면 자기 분야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 야 한다. 그런데 최근 기업가 정신을 상실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대기업의 노력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다. 아직도 중소 · 골목 상권과 경쟁하려고 한다. 국가 차원에서도 큰 일이지 싶다. 

 

이제 중소 · 중견업체도 살아보겠다는 위기의식이 발동될 때다. 라이온켐택 박희원 회장은 25살 젊은 나이에 창업한 CEO다. 그는 창업 초기 아담한 벽돌 건물의 공장 한편에 ‘우리 모두 힘을 모아 초우량기업 만들자’는 당찬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던 그는 1982 년 세계 네 번째로 폴리에틸렌 왁스 제품을, 이듬해인 1983년에는 세계 두 번째로 폴리프로필렌 왁스 제품 개발에 성공한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왁스를 대체한 것이다. 

 

이런 성공을 바탕으로 2000년대 들어 주방 상판과 건축 내외장재에서 사용되는 인조대리석 제조시장에 뛰어든다. 박 회장은 자사 주력사품이던 왁스에 임직원들 의 반대를 무릅쓰고 2001년 인조대리석 제조시장 진출 을 선언한 것이다. 당시 자문을 구했던 인조대리석 분야 석학들조차 중소기업이 이 사업에 뛰어들면 안된다고 충고할 정도였지만. 대기업이 진출해 있고 세계시장이 이미 선점되어 있으며 특허로도 묶여 있기 때문이라는게 당시 반대 이유였다. 

 

 



 

사실 박 회장이 이 시장에 뛰어들 때는 국내에서 L사와 S사가 각각 1,2위를 다투고 있었다. 역시 세계 최고의 글로벌 화학기업이라는 D사가 세계 1위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었다. 박 회장이 인조대리석 시장에 진출을 선언한 이후 처음 5년간 겪은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창업 초창기의 왁스사업에서 성공한 경험이 과연 제2의 창업으로써 이 사업에서도 성공으로 이어질 것인가. 그는 이 5년 동안 외로운 번민에 휩싸였던 시기였다. 흔히 계란으로 바위 치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보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기업의 운명을 건 대기업과의 경쟁 을 한 것이다. 박 회장은 당시 노후 자금이라도 건지기 위해 회사를 매각할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그는 타고난 승부사였고 들끓는 열정을 가진 기업가였다. 그래서 끝까지 버텼다. 결국 대기업이 못해내는 소량 다품종 생산시스템을 만들어냈다. 박 회장은 나중에 필자와 만났을 때 “똑똑하기만 한 사람은 한 번 넘어지면 다시 일어서기 힘들지만 열정이 있는 사람은 열번 넘어져도 열한 번 일어날 수 있다.”라 고 했다. 맨주먹과 도전정신으로 점철되는 박 회장, 이는 인생철학이기도 하다. 그가 꼽는 경영의 첫 번째 핵심가치는 ‘들끓는 열정’이었다. 

 

결국 그는 해냈다. ‘트라이스톤’이라는 자체 브랜드의 인조대리석 개발에 성공하여 2007년도부터 흑자가 나기 시작했다. 한때 2200%까지 치솟던 회사 부채비율도 안정을 찾아갔다. 박 회장은 대기업과의 관계에서 1, 2, 3 차 벤더 또는 하청업체로서 원재료 고급업자가 되기를 원치 않았다. 제조 단계부터 대기업과 독자적으로 경쟁하고 싶었다. 자신의 상표로 제품을 직접 납품하는 관계가 되고자 했다. 

 

한번 정한 목표를 밀고 나가는 그의 뚝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1년 전 박 회장을 만났을 때 역시 인조대리석 시장에 진출할 당시의 단호한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그는 그동안 사업을 하면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하나의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늘 연구하면서 기반을 다져왔다. 결국 오랜 경험과 시간을 통해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게 됨을 실감케 한다. 

 

 


지금은 국내와 해외 선진국에서도 이 회사 제품을 믿어주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도전과 열정으로 뭉친 젊은 청년 창업가는 지금 70대에 가까운 적잖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도전과 열정을 즐긴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그가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말이다. 

박 회장은 끊임없이 도전하는 승부사이다. 박 회장은 회 장이자 회사 대표이지만 직원처럼 일한다. 

 

 

사내에서 아이디어를 낼 때마다 직원들과 똑같이 의견을 낸다. 직원들의 열정을 끌어내고 독려하는 것이 CEO의 몫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기술개발과 특허가 쏟아지는 비결이다. 박 회장은 창업 초창기 당시 대형 제지회사로 성장한 C제지의 공정을 연구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 회사의 경영진들을 끊임없이 만나 설득했다. 

 

그 결과 C사의 80개 라인 중 1개의 라인에 대해서만 공정 연구를 허락받았다. 이 일은 박 회장이 결과적으로 C사의 공정을 혁신적 으로 바꿔주는 계기가 되었다. 곧 C사의 모든 공정은 박 회장의 제안에 따라 모두 변경된다. 이같은 그의 도전과 끈기의 원천 역시 열정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런데 단지 뜨거운 열정만 있어서는 안 된다. 지속적인 열정이 있어야 한다.


박 회장의 성공 비결에는 몇 가지 고수한 그만의 원칙이 있다 

남들이 모두 안된다고 할 때 그는 앞선 정보 수집을 했다. 연매출액의 5% 이상 연구개발에 계속 투자했다. 전문가들과 빈번한 교류에서 오는 혁신 기술의 습득, 제품 아이디어의 교환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 아이디어의 사업성을 시장성에 근거해 평가하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실패를 자산으로 삼아 위기를 극복한 일화도 있다. 1989년 민주화의 열풍이 산업 현장에도 불어 닥쳤다. 

 

노동조합 결성과 격렬한 임금투쟁이 이어지던 시기였다. 라이온켐텍도 예외는 아니었다. 기업의 생존에 대한 문제를 주지시키고 싶었던 박 회장의 생각과 달리 전직원과의 갈등이 일파만파 확산됐다. 직원들은 전원 사표를 제출했다. 박 회장은 깊은 고민 끝에 관리직 5명과 연구소 연구원 2명을 제외한 모든 직원들의 사표를 수리했다. 다시 재기할 수 있다는 의지를 몸으로 보여주며 분투했다. 사실 이후 6개월 간의 손실은 직원들의 임금인상 분보다 컸다고 한다.

 

 박 회장은 그 일 이후 어떤 경우라도 극약처방은 내리지 말자고 다짐한다. 위기극복에 대한 또 하나의 교훈을 얻은 셈이다. 노조와의 갈등 이후 박 회장은 생산라인 근무를 3교대로 바꿨다. 임금 측면에선 손실로도 볼 수 있으나 직원의 일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와 개인의 삶 의 질적 향상을 도모했다. 결과적으로 장기적 측면에서 생산성 향상과 함께 조직과 개인의 목표가 일치하는 공동체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밑거름이 됐다. 많은 기업인들을 만났다고 호언할 수는 없다.

 

다만 경영자에겐 늘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어 보인다. 부하 직원과 공유하는 동료의식부터 사장이라는 지도력 등 그 밑바탕에는 많은 갈등과 함정이 도사린다. 특히 초창기 기업들이 이 부분 때문에 도약기에 퀀텀점프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직원과의 동료의식이 발휘되거나 지도력 부분에 금이 가는 일이 생기면 기업 자체가 어려워진다. 

 

 

▲최태영 경제부 기자
반대로 지도력만 앞세우며 동료의식이 희박해지면 심하게는 독재자라는 인상을 주게 된다. 이것은 기업을 경영하는 경영자만이 갖는 고통일 수 있다. 경영자를 외줄 타기 선수에 비유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내부적인 많은 문제들이 하나둘 씩 경영자 앞에 나타 난다. 이를 제거하는 것 역시 경영자의 몫이기도 하다. 미래는 어느 누구도 쉽게 예상하고 결론을 낼 수 없다. 미래로 향하는 여정에는 수많은 도전과 끈기 그리고 가능성이 존재한다. 

 

 

작은 일부터 차근차근 시작해 나아 가는 것이 성공을 향한 첫걸음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 나치지 않는다. 박 회장은 모두가 원하지만 누구도 하려고 하지 않는 일에 도전했고 성공했다. <글/ 최태영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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