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전문은행의 돌풍, 지속 가능할까?

편집국 | news@joseplus.com | 입력 2017-09-25 08: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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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두 개의 은행이 새로 생겼는데, 바로 인터넷 전문은행이다. 지난 4월 K뱅크에 이어 7월 말 카카오뱅크가 영업을 시작했는데 은행이라는 금융구조 판을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될 만큼 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일주일 만에 150만명 이상이 계좌개설을 하는 등 은행권 변화가 예상되는데 이런 변화가 금융소비자에게는 편익성을 높여주고 금융산업적으로는 국내 금융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전문은행, 기존 은행의 인터넷 업무와 차이 없다는데 왜?

점포 없이 인터넷과 ATM, 콜센터 등으로 기존은행에서 하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을 인터넷 전문은행이라 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인터넷으로 운영되는 새로운 형태의 은행이라고 볼 수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4월 3일 K뱅크에 이어 카카오뱅크가 정식 영업을 시작함으로써 두 번째 인터넷 은행이 탄생했다. 두 개의 인터넷 전문은행의 출현으로 본격적으로 금융업무도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구입하듯 하는 시대가 열렸다는 점에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업무가 기존은행에서도 있었지만, 편의성이나 비용 등의 측면에서 소비자의 관심을 갖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야말로 그동안 은행들이 구색 맞추기 혹은 고객이탈을 방지하는 차원의 운영이었던 반면, 이번 인터넷은행은 비용이나 접근성 등의 차원에서 소비자의 요구를 은행과는 다르게 비교적 혁신적인 시스템과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폭발시킨 것이라 볼 수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실적은 어느 정도?

한마디로 돌풍이 아닐 수 없다. 이번에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일주일 만에 150만 명이 통장을 개설하였고, 마이너스 대출 1.2조 원을 약정하고 예적금을 육천 오백억을 유치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이 은행을 이용하기 위하여 232만 개의 앱을 설치 받는 등 시장의 반응이 뜨거웠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앱의 설치는 단숨에 대형 금융지주사 다음으로 6번째로 많이 설치된 실적이다. 이는 은행들이 5년 이상 어렵게 달성한 실적을 일주일 만에 거둔 것을 보더라도 얼마나 시장의 반응이 컸던가를 보여준 것이다. 또한 4월에 출범한 K뱅크보다 5배 이상 빠른 속도로 고객을 확보했다는 점에서도 시장의 반응강도를 알 수 있다.

 

모바일 이용의 금융 편의성과 비대면에 의한 비용 경쟁력으로 예·적금·대출금리 경쟁력을 바탕으로 인터넷은행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시중은행들이 예·적금금리는 높이고, 대출금리를 낮추는 등의 은행권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1금융권 은행들이 신용대출금리를 6월말 대비 낮추었다. 특히 지방은 행, 일반은행, K뱅크까지 대출이율을 경쟁적으로 낮추고 있다. 고무적인 현상은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금리효과를 보고 있다는 점이다.

 


단기간에 금융소비자들의 반응을 이끌어낸 유인

 

무엇보다 이제는 은행의 업무, 즉 금융업무도 쇼핑몰처럼 구매하고자 하는 욕구가 금융소비자에게 있다는 것이 이런 현상을 보여준 것이다. 현재 모든 것이 인터넷으로 가능하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금융 분야는 이러한 인터넷의 편리성을 상대적으로 활용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다른 분야보다 금융분야가 관치금융의 영향이 크게 지배한 측면도 작용했다고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

 

그동안 은행들은 전자금융이라는 형태로 지금의 인터넷은행이 하는 업무를 갖추어 왔다. 하지만 이를 구색 갖추기 형태로 선보일 뿐, 적극적으로 소비자 관점에서 충분히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은행들간에 소극적으로 보조를 맞춰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은행 산업 자체가 불완전 경쟁구조, 과점체제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은행 간 시장 점유율을 각자 나눠 갖고 관치금융이라는 그늘 하에서 공생하며 이익 극대화를 추진해 온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인터넷은행 업무를 충분히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소극적으로 은행들 간 보조를 맞추면서 혁신적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의 금융소비자의 편익성 제고나 금융산업발전 관점에서 변화를 회피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인터넷은행 출범을 계기로 금융도 인터넷 편의성이 확대되어 일반상품처럼 인터넷, 특히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금융상품의 구매, 소비되는 환경이 본격적으로 도래되었다고 본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우려

최근 출범한 카카오뱅크의 경우, 폭발적인 시장의 반응에 서비스가 못 따라 오면서 불만과 한계가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 가입자들의 대출의 요구에 일주일도 안 돼 대출심사와 한도 축소 등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이나 대출상담시간의 제한, 상담을 신청해도 100명중 14명 정도만 가능한 것, 또한 카드발급도 한 달이나 소요되는 등 소비자의 요구를 대응하지 못하면서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없는 상황이다. 이런 현상은 인터넷 전문은행이 안고 있는 일단의 한계를 보여준 것으로 향후 법적,제도적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통상 1금융권의 시중은행의 평균 연체율은 1%이하이고,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이 포함된 특수은행은 연체율이 3% 정도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도 앞으로 6개월 정도 이후 어느 정도의 연체율을 보일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보인다. 아마도 연체율에 따라 대출 증가의 속도에 영향을 줄 것이다. 아마도 연체율이 높으면, 우려의 소리가 클 것이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인터넷전문은행도 충분히 은행과 같은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과 시스템을 갖출 것으로 보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보여진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원장
향후 인터넷 은행의 성장 조건

 

그 동안 인터넷 전문은행이 제대로 선보이지 못한 것도 규제가 문제였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지속적으로 금융산업 특히 은행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는 얼마나 자본 조달이 수월하느냐, 즉, 은산 분리라는 규제 완화와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등 담보대출,한정된 기업대출 업무를 얼마나 빨리 규제완화 해줄 것인가? 또 하나는 얼마나 혁신적인 핀테크에 의한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향후 돌풍유지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향후 인터넷전문은행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의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고 본다. 금산분리라는 규제완화이다. 이는 금융회사의 경우 산업자본의 투자를 제한하는 것이기때문에 대출재원 조달 한계가 있다. 이번 카카오뱅크도 이러한 투자 한계 때문에 시장의 요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닌가 싶다. 다음으로 금융 규제완화인데, 예를 들어 주택담보대출 허용 등 영업의 규제를 얼마나 속도감 있게 완화해 주는가도 중요하다. 또한 제3, 4의 인터넷 전문은행을 출현을 허용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핀테크 등을 통한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얼마나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입하느냐가 관건이다. 예를들어 고객별 맞춤형 서비스나 투자상품과 서비스 제공 등 기존 은행과 차별화된 혁신성이 앞으로 성장에 가장 중요한 요건이라 할 수있다. <글/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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