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호의 영화 리뷰] 특별시민
- 서정현 | suh310@joseplus.com | 입력 2017-06-29 09:3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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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3선에 도전하는 변종구(최민식)는 노회함으로 점철된 선거 ‘빠꼼이’다. ‘오직 서울만 사랑하는 발로 뛰는 서울시장’이라는 진부한 슬로건으로 폐부를 찌르는 다양한 선거 기술들을 보유한 인물이다. 정치‘인’이라기보다는 ‘꾼’으로서 관록의 정략을 펼치는 그는 선거의,선거에 의한, 선거를 위한 모략가다.
이런 그와 같이 호흡하며 영원한 적도, 동지도 아닌 스탠스를 유지하는 심혁수(곽도원)는 국회의원이자 선거전략가다. 개인적 영달의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이중적 잣대를 상황·요소별로 들이대는 현실주의자다. 이들을 근간으로 주요 인물들이 설정된다.
사실 이상의 진실이 비쳐지는데 있다. 평소 개, 돼지취급받는 국민이 선거 때만 되면 공식적인 바보 취급을 받는다는 진실을 이들을 통해 확인시켜준다는 것이다. 이들의 작태는 ‘국민’을 연호하며 유권자를 정글의 최상위 포식자로 앉히고, 작위적인 이벤트로 민심을 홀리기위해 온갖 권모술수(權謀術數)를 서슴지 않는다. 이를 증명하는 듯 변종구는 “내가 늑대라고 하면 사람들이 늑대라고 믿게 만드는 것 그게 선거야”라고 정의한다. 유권자는 그저 기만의 대상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진실을 거부할 수 없다는 사실이 현훈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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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개봉한 <셀마>는 흑인 선거투표권 쟁취를 위한 마틴루터 킹 목사의 평화행진을 다룬 실화다. 법적으로 흑인 투표권이 효력을 발생하고 있지만, 흑인 투표권자는 단 1%에 지나지 않은 미국 알라바마주 셀마에서의 비폭력 운동을 그려냈다. 실제로 마틴루터 킹을 비롯한 2만5천여 명의 흑인 유권자는 행정수도인 몽고메리까지 비폭력 평화행진을 통해 투표권리법을 통과시키게 된다.
그렇다면 <특별시민>에서 특별시민은 어떤 의미일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특별히 별 볼일 없는 시민? 특별히 바보스러운 시민? 아니면 특별해지기를 갈망하는 시민? 변종구와 심혁수가 바라보는 시민은 이 중 하나임에 분명하다. 그렇지만 이들의 시각과는 달리 유권자에게는 박경, 임민선(류혜영)과 같이 가치판단 기준이 살아 있다. 위기에 강한 응집력을 발산하는 대한민국 유권자는 국가를 구성하는 국민(國民)으로서 당당한 기백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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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호 |
지난해 수렁에 빠진 나라를 구하고자 경향각처의 가족,친구, 연인, 단체들이 광화문에서 촛불을 밝혔다. 미처 참여하지 못한 국민은 언론매체를 통해 마음을 보탰다. 생면부지의 사람과도 나라 걱정에 눈시울을 붉혔다. 이게 우리 국민이다. 정치꾼들이 함부로 대해서도, 섣불리 판단해서도 안 되는 존재가 유권자인 국민인 것이다. <글/ 최종호 ‘심장 박동수의 다양함을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소통 창고’인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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