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폐위기의 해수부…朴근혜 정부 4명의 장관 성적표는?

갈팡질팡 ‘말단 부처’ 위상 대변하듯 하나같이‘낙제점’면치못해
김영호 기자 | kyh3628@hanmail.net | 입력 2017-04-21 09: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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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년 전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의욕적으로 재출범한 해양수산부가 조기 대선 정국을 맞아 서서히 업계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정부조직 개편이 필연적으로 도마 위에 오를 것이고 그럴 경우 소위 ‘말단 부처’인 해양수산부 역시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부활 후 4년간의 행적을 더듬어보면 포지티브 보다는 네가티브적 평가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자의든 타의든 세월호 사고가 그렇고 이후 연쇄적으로 터진 한진해운의 몰락, 그리고 최근의 바다모래 사태에 이르기까지 해양수산부는 이들 사안에 대해 주무 부처로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다. 

 


 주무 부처로서 역할마저 실종

해양수산부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장관들의 리더십 부족이 첫 번째 요인으로 꼽힌다. 과거 해양수산부 장관의 평균 재임기간은 9개월로, 다른 정부 부처에 비해 월등히 단명(短命)에 그쳤다. 하기야 2주일 만에 물러난 장관도 있을 정도였으니…. 

장관의 짧은 수명은 재출범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부활 첫 장관이었던 윤진숙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나 언론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진흙속의 진주’라 치켜세우며 두 차례의 인사청문회까지 거치면서 임명을 강행했다. 

그러나 취임 이후 하루도 바람 잘 날 없는 시간을 보내다 2014년 2월 여수 앞바다에서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 당시 잇따라 말실수를 하면서 결국 10개월만에 해임되기에 이르렀다. 사실 재출범한 해양수산부의 불행은 이때부터 잉태됐던 것인지도 모른다. 

이어 등장한 대타(代打)가 이주영 장관이었다. 소위 ‘거물 정치인’ 출신으로 큰 관심을 끌며 화려하게 취임했던 이 장관은 하지만 불과 취임 한 달여 뒤에 터진 세월호 사고로 중앙부처 장관이 아닌 ‘진도군 장관’으로 흰 수염만 휘날리며 세월을 보내다 1년 만에 옷을 벗고 여의도로 되돌아갔다. 그런 까닭에 거물 정치인에게 걸었던 기대는 ‘있으나 마나 했던 장관’으로 조용히 막을 내렸다.  

 

‘해임’ 이후 ‘있으나 마나’까지
이후 바톤을 이어받은 유기준 장관 역시 마찬가지였다. 3선의 부산 출신 정치인 장관으로 안팎에서 많은 기대를 걸었으나 그 역시 ‘되는 일도 없고 안되는 일도 없는 장관’으로 8개월을 재직하다 캐리어만 쌓은 채 여의도로 돌아갔다. 그의 이 같은 행보는 박근혜 출범 당시부터 본인이 해양수산부 장관을 강력히 희망해온 것과는 달리 재임 기간 동안 정책적으로 전혀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데서 오는 실망감이 더욱 컸다. 

 

이같이 나름대로 힘 있는 정치인 출신이 두 차례 연속 부임했음에도 제자리를 잡지 못한 해양수산부의 다음 선장으로 취임한 자가 내부 출신인 현 김영석 장관이다. 당시 해양수산부 주변에서는 비슷한 시기에 조금 먼저 입성한 윤학배 차관 역시 내부 출신인 탓에 얽히고설킨 내부 상황을 타개해 나가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과거 해운항만 출신들이 중심이 된 소위 ‘해피아’가 판을 치던 시절의 악령이 그대로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조용히 움트고 있었다. 이 같은 기우는 이들이 취임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대로 현실화되었다.  

 

 

내부 출신에 기대반·우려반

과거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던 인사문제는 농도가 다소 다르기는 해도 그대로 재연됐고, 외부적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해운업체인 한진해운의 몰락과정에서 전혀 역할을 하지 못한 부분에 이르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지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온 나라 안을 벌집 쑤셔놓은 듯 했던 소위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어느덧 재임기간이 16개월을 훌쩍 넘기며 ‘역대 최장수 해양수산부 장관’이라는 영광스런(?) 타이틀까지 얻게 있다.  

지금까지 최장수 해양수산부 장관은 ‘가장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고(故) 장승우 장관의 15개월이었다. 따라서 이미 이를 뛰어넘은 김영석 장관의 경우 본의 아니게 대선 이전까지는 자리를 지켜야 하는 탓에 18개월이라는 단연 최장수 장관의 지위에 오르게 됐다. 이를 두고 혹자들은 ‘관운(官運)이 좋아도 억세게 좋은 사람’이라는 다소 비아냥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대선 이후 행로 벌써부터 ‘궁금’
지난 4년 간에 걸친 4명의 장관을 한 자리에 놓고 볼 때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낙제점을 면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낙제 수준을 논하기 전에 아예 오르지 말아야 자들이 자리를 차지한 까닭에 오늘날 해양수산 분야가 이렇게 시련의 굴곡을 겪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마저 든다. 

하지만 대선을 불과 한 달여 남겨 놓은 현 시점에서는 ‘그래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가고,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진리의 말로 위안 삼으며 참고 기다릴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는 것 같다. 오는 5월 9일 대선 이후에는 좋든 싫든 새로운 정부가 탄생하게 된다. 그때 해양수산부는 과연 어떠한 상황에 처해질지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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