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훈 대표의 글로벌 창업

알렉산드라아의 작은 카페에서…
서정현 | suh310@joseplus.com | 입력 2017-05-19 09: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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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커피농장에서

 

 

 

내가 즐기는 호사 가운데 하나는 휴일 몇 시간 정도는 도서관에서 사진집을 보는 것이다. 서점에 있는 사진집은 비닐 커버가 씌여져 있고(가격이 만만치 않다) 인터넷으로 보는 사진은 왠지
재미가 덜하다. 그렇다. 나의 삶의 일정 부분은 여전히 아날로그가 자리한다.

 

 

 

오랜 시간, 학창 시절부터 사진집을 보면서 얻은 것은 훌륭한 작품이 안내하는 것은 첨단의 촬영기술이 아니라 사진을 통해 세상을 보는 관점이다. 알렉산드리아에서 카메라를 들고 휴일을 맞이한다. 발걸음은 이리저리 흘러가고 있다. 그러다 알렉산드리아의 거리 한복판에 문득 나는 나의 시선을 고민하게 된다. 나는 동양인이다. 그리고 한국인이다.

 

그런데 우리는 동양의 시선을 가진 것일까? 한국 사람들의 상당수는 정치체계, 의식구조, 라이프 스타일로 볼 때 동양이라기보다 서양의 사고방식에 더 가깝다. 특히나 외국에서의 한국인은 더욱 그러하다. 이곳 이슬람권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인은 혹은 한국은 서양의 프레임 속에서 아시아와 이슬람권을 보고 있다. 이런 모습은 자신의 몸을 틀어 고개를 돌리는 것과 같다.

 

▲ 수출용 컨테이너 앞에서

 

 

나의 이십 대는 베이징의 자금성에 있었고 이어 모스코바의 크레믈린까지 가는데 이십 년이 걸렸다. 하지만 여전히 평양은 금단이고 내 발걸음이 가지 못하는 곳도 세계 곳곳 여전하다. 물론 다 돌아볼 수는 없다. 그것이 가능하면 좋겠지만…. 하지만 진실의 통로로 들어서려면 사실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보는 것이다.

 

 


더욱 엄격하게는 확인하지 않은 것은 말하지 않고, 경험하지 않은 것은 쓰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변질된 가치관으로 미리 잣대를 대는 실수를 범하지 않을 수 있다. 이것은 사진을 찍은 내 습관에서도 적용된다. 사진 역시도 사물과 사람과 사건을 찍지만 진실이 아닐 수 있다. 사진이 왜곡하는 것은 얼마든지 있다.

 

 

서방, 그 속에서도 미국의 시각은 무슬림을 '악의 축'으로 몰았다. 많은 할리우드 영화들이 이것을 생산하고 확대한다. 의식도 공장의 제품처럼 찍어낼 수 있다. 이것은 마케팅이다. 마케팅은 콜라를 보약처럼 마시게 할 수도 있다. 당신의 머릿속에 그려진 알렉산드리아는 어떤가?

 

▲소호무역 창업프로그램 행사
어떤 사람은 세계사 시간에 스쳐가듯 들었을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영화나 책에서 접했을 수도 있다. 나는 지금 그 도시의 한복판, 작은 카페에 앉아 있다. 기원 전 알렉산더가 점령하고 자신의 이름을 따서 만든 도시에서 말이다. 이 도시는 런던, 도쿄, 파리 등 세계 어떤 도시보다 유서가 깊다.

 

 

이천 년 이상, 수많은 세계인들에게 노출됐고 평생 이곳에 오지 못하는 사람도 여기의 이름은 한번쯤 들어봤다. 브랜드 파워는 노출의 빈도에서 결정이 된다. 본질이 변해도 노출이 심하면, 본질은 계속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와서 보면 알겠지만 이 도시에는 알렉산더 시대의 것들은 없다. 모래에 묻혀 되살아난 스핑그스 같은 것을 제외하고는 해변에 그것도 평지에 천년도 더 된 유물이 온전할 리가 없다.

 


하지만 이름이 주는 상징과 상상으로 만들어낸 노스텔지어가 있다. 그것은 강력한 브랜드다. 브랜드는 도시와 시민을 먹여 살린다. 내가 어떤 인연도 없는 이 도시에 와서 돈을 쓰는 것은 영어식 표현으로 하자면 ‘동경은 나를 알렉산드리아로 이끌었다’로 압축된다. 이것은 내가 사는 대전이 따라갈 수 없는 것들이다.

 


 

‘Science city 또는 it’s Deajeon’
이렇게 말하지만 대전밖에 있는 사람들은 도대체 알지 못한다. 존재하는 브랜드 확장 말고 브랜드 창조에는 각별한 방법과 지속성, 돈이 드는 것이다.알렉산드리아 시장이 나에게 컨벤션 유치를 부탁한다면 나는 어떤 도시보다 적은 행정력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을 수 있다. 누군가는 말한다. 국가적 위기를 겪고 있는 그곳에서 당신이 뭘하려고 거기에 있느냐고. 나는 말한다.

 

▲강대훈 화동무역 대표이사

도시의 사진을 찍고 싶어서라고. 도시를 찍는 것은 과거를 추정하며, 현재를 남기는 것이지만 거기에는 미래의 구상이 숨겨져 있다. 마케팅도 마찬가지다. 사진을 찍듯 상황을 기억하고 그 곳에서 과거와 미래를 추출한다. 과거는 그들과의 접촉점을 좁히고 미래는 이득을 공유함이다. 물건을 판다는 것, 혹은 무엇인가를 팔고 사는 행위, 그것은 테크닉이 아니다. 마치 첨단 카메라 기술이 명작을 만드는 것은 아닌 것과 같다.

 

명작이 탄생할 수도 있겠지만, 명작을 만드는 것은 그것을 보고 판단하고, 찰나의 순간을 알아차리는 사람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마케팅, 당신에게는 어떤 의미인가? 살면서 당신이 마케팅의 테크닉에 끌려 무언가를 사는 것은 몇 번이나 됐는가?

 


진심이 담기지 않는 기술은 그저 유행의 흐름일 따름이다. 진심이 담기지 않는 사진은 인스타그램에 올라가는 정도일 따름이고. 그리하여 나는 지금부터 진심을 담는 마케팅의 여정을 떠나려고 한다. 이곳 알렉산드리아의 작은 카페에서 말이다. <글/ 강대훈 화동인터내셔널·화동무역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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