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형 칼럼] 총회 앞둔 세무사업계, 웬 철지난 찬가(讚歌)인가
- 진심의 표현인가,아니면 표(票)플리즘인가
정구정 전 회장 회무전횡 항거했던 세무사
이번엔 그를 예찬하며 차기회장 출마예고
‘진영’넘나든 변신에 업계 평가 엇갈려… - 심재형 기자 | shim0040@naver.com | 입력 2022-12-28 09:3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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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사업계는 그의 회장출마 표명에 대해서는 마다할 이유는 없겠으나, 정 전 회장 예찬론에 대해서는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주지의 사실이지만 구 세무사는 과거 정구정 회장 재임 당시, 그의 회무전횡에 항거하다가 중징계까지 받았던 인물이다. 2013년, 정구정 전임 회장은 특유의 열정 하나로 ‘회장 3선(選)’에 성공한다. 그런데 그는 취임하자마자, 직전 집행부에서 자신과 운명을 같이했던 동지들을 모조리 내리쳤다. ‘3선’ 추진 과정에서 그의 ‘3선 구상’을 결사반대한 충신들이자, 그가 끝까지 곁에 둬야 할 재목들이었다. 당시 징계 대상자 대열에 구재이 세무사가 서 있다.
# 2016년 6월 30일, 서울 한화63시티에서 열린 한국세무사회 정기총회장―. 당시 백운찬 회장은 1천6백여 참석 회원들의 신뢰와 전폭적인 지지속에 회원 간의 해묵은 갈등을 털어내는 이른바 ‘대화합의 길‘을 선언한다. 직전년 회장 선거와 관련, 전임 정구정 회장 체제에서 징계를 받은 구재이 세무사 등 회원 8명에 대해 ’대사면(大赦免)을 허용, ‘업계 대화합’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그동안 이들은 세무사업계 발전에 적잖이 기여를 해 온 인물이다. 실인즉, 정구정 회장체제 출범 이후 세무사업계는 ‘진영’이 다른 회원들과의 파열음으로 바람 잘 날이 거의 없었다. 동 업계 내 친목단체장들과의 반목과 대립이다. 오죽하면, 세무사고시회를 비롯한 6개 임의단체가 본회의 터프한 행보에 제동을 걸고 나섰을까. 당시 집행부는 이들을 회무에 반기를 든 ‘소수의 불순(?) 세력’이라고 치부했는지 모르지만, 특히나 구 세무사는 세무사업계에서 참신한 활동력을 지닌 엘리트 군(群)에 속하는 인물로 꼽혔다. 행여 이번 정 전 회장 예찬론으로 만에 하나 그의 ‘클린 이미지’에 얼룩이 질세라 우려된다.
#세무사들은 각기 고유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일반 개인사업자’와는 근본이 다르다. 각자도생(各自圖生)으로는 업종유지에 한계가 있다. 정부로부터 자격증을 부여 받고 세제-세정전문가로서 제도적 영역에서 준(準)공적 업무를 수행하고 있기에, 한국세무사회라는 ‘큰 틀’ 속에 똘똘 뭉쳐 공존하는 ‘공동운명체’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그 공동체의 균열 현상을 두고 관변 사람들은 세제-세정 ‘카운터파트’로서의 자질이 의심스러운 단체라는 속내를 내비치고 있다. 이런 피해는 고스란히 1만5천여 회원들 몫으로 돌아간다. 때문에 구 세무사의 소신처럼 차기 회장은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회원들의 힘겨운 사업현장을 타개하고 업무영역과 세무사제도를 돌파할 수 있어야” 하겠지만, 그 이전에 ‘한국세무사회’라는 브랜드 이미지부터 개혁을 기하는 것이 급선무가 아닌가 싶다. 또한 그가 말하는 ‘큰 족적을 남긴 정구정 회장’의 지난날의 ‘버전’으로는 ‘과정의 공정함과 결과의 정의로움’이 강조되는 작금의 시대정신 앞에서 세무사회 앞날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본다.
특히나 정 전 회장은 선거 때마다 특정후보 당선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서 업계 내에 적잖이 파문을 일으킨 인물이기도 하다. 요즘 말로 ‘팬덤’효과다. 하지만 시혜를 입은 특정인들은 득(得)을 봤지만, 세무사업계는 회원 간의 극심한 분열현상 등으로 큰 상처를 입었다. 대표적인 소탐대실이다. 이처럼 회장 선거 때 마다 반복됐던 회원 간의 편 가르기 등 어두운 유산은 이제 청산돼야 한다. 정 전회장의 예찬론이 철지난 찬가(讚歌)로 들리는 이유다. 그러기에 한국세무사회 차기회장은 개혁을 제대로 할 줄 아는 참신한 적임자가 절실한 형국이다. 구재이 세무사의 정 전 회장 예찬론은 진심의 표현인가, 아니면 표(票)플리즘인가?―. 향후 구 세무사의 행보에 디딤돌이 될 것인지 아니면 걸림돌이 될 것인지, 이제 그 선택은 유권자인 회원들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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