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이슈]‘리셋 세무사회’의 진통(陣痛)인가

‘반듯· 당당한 세무사회로 개조’…문전에서 긴 호흡
특별위, 감사보고서 문제부문 정밀조사도 끝냈는데
진상공개 늦어지자 ‘빅딜 說‘ 등 추측성 루머 난무
타이밍 놓치면 백 회장 이미지 손상-빠른 결단을…
심재형 기자 | shim0040@naver.com | 입력 2017-01-09 11: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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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무사업계의 올해 소망은 무엇일까. 아마도 첫째는 세무사사무소 운영에 윤기(潤氣)가 스며들기를 바라는 마음일 것이며, 두 번째 소망이 있다면 ‘집안 화목’이 아닐까 싶다. 백운찬 세무사회장도 올 신년사에서 “우리의 업무영역을 확대, 어떤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는 새로운 100년의 초석을 쌓아나가야 할 때”라고 언급하면서, “보다 반듯하고 당당한 한국세무사회를 만들어 가겠다”는 다짐을 여러 차례 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세무사계의 현재 기상도는 시계 제로(零)다. 반듯하고 당당한 세무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심한 진통(陣痛)을 겪고 있는 것 같다. 이제까지 불투명했던 회무운영, 특히 예산집행상의 부조리를 자정(自淨), ‘리셋 세무사회’(세무사회 개조) 차원에서 출범시킨 ‘특별위원회’ 소임도 이미 완료된 상태인데 아직 그 결과물을 개봉 않고 있다.


세무사회는 지난해 9월 업무정화조사위원회 내에 '특별위원회'를 설치했다. 감사(監事)의 지적사항이나 감사(2인)별 상이한 감사보고내용 등 회무집행에 중대영향을 미치는 사항에 대해 ‘객관적 모니터링’을 하기 위한 기구다. 부연하자면 회무집행과 관련, 불필요한 오해에 대해 철저히 진상을 가려 회원들에게 미치는 혼란을 막겠다는 취지로 출범했다.


현재 특별위원회는 감사보고서상 의문이 가는 부문에 대해 정밀조사를 마치고 조목조목 법리검토까지 마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제 ‘D-데이’ 선택만 남아있다는 것이 세무사회 주변의 얘기다. 그런데 지금 백운찬 집행부는 왜 긴 호흡을 하고 있는 걸까.


한가지, 사태의 본질을 망각한 채 이를 前-現 집행부간의 싸움으로 몰고 가는 일련의 업계 기류가 현 집행부의 시야를 흐리게 하는 것 같다. 지금 세정가 주변에선 특별위원회 조사를 둘러싼 확인되지 여러 설들이 입소문을 타고 있다. 특별위 조사 결과물에 메가톤급 내용이 포함돼 있다느니, 그 진상이 대외에 밝혀질 경우, 전 집행부의 만만찮은(?) 반발이 있을 거라는 등 험악한 얘기들이 떠돌고 있다. 심지어 대외 관련처 까지 싸잡아 패키지 반격을 가할 거라는, ‘막장’ 사태를 경고하는 섬뜩한 뉘앙스마저 섞여있다.


백운찬 회장은 2년 전, 관세청장직을 끝으로 세무사회장 선거에 뛰어들었다. 그가 처음부터 회장직을 선택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에겐 운(運)도 따랐다. 당시 정구정 집행부의 ‘자의반 타의반’의 지원이다. 그 덕분(?)에 임기 내내 특정집단에 시달리기도 했다. 한동안 인적 울타리에 둘러싸여 한 발짝도 나아가지를 못했다.


그런 그에게 새로운 기회가 왔다. 다름 아닌 지난해의 정기총회와 임시총회다. 이 자리에서 회원들은 백 회장에게 전폭적인 신뢰를 보냈다. 내용이 아리송한 회칙개정을 비롯, 전임 집행부에서 중징계를 당한 회원들의 ‘사면’ 등 ‘회원 화합’을 이루도록 만반의 힘을 실어줬다. 백 회장은 이에 “반듯하고 당당한 한국세무사회를 반드시 만들어 나가겠다”고 회원들에게 화답했다. 이(齒) 악물고 ‘리셋 세무사회’ 기치를 내건 것이다. ‘특별위원회’ 출범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든든한 회원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세무사회 개혁을 결심한 것이다.

 
세상엔 비밀이 없다고, 특별위원회 활동과정에서 ‘빅 이슈’들이 적잖이 밖으로 흘러 나왔다. 그 가운데는 전임 집행부의 상식을 벗어난 ‘회무 운영’ 등, ‘심증’이 다분히 가는 ‘예민하고도 조심스런(?) 사안’이 적잖이 들어 있다. 때문에 자칫 세무사회가 뒤집어 질까 우려하는 측도 적지 않다. 당장 일부 회원 층에서 전-현 집행부간의 화해(?)를 권하고 있느니, 모종의 ‘빅딜’을 추진한다느니 하는 등의 요상한 소문들이 퍼지고 있다.


이런 설(說)들은 사실 여부를 떠나 백 회장에게는 치명적 이미지 손상이다. 반듯하고 당당한 한국세무사회 구상이 마치 정략적 계산에서 출발한 양 오해를 뒤집어쓰기에 충분하다. “이럴 거라면 적잖은 예산 들여가며 뭐 하러 ’특별위원회‘ 만들었냐”는 성급한 볼멘소리가 나온다.

 
물론 백 회장 입장에서는 간단치 않은 선택임을 모르는바 아니다. 자신의 팔다리를 자르는 아픔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 함몰되어 현 사태를 안일하게 대처한다면 외려 업계 발전을 위한 ‘소중한 기회’를 날려버릴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적 단절’까지도 자초할 수 있다.


이제 큰 수술대에 ‘세무사회’를 올려놓고 ‘곪아있는 환부’를 과감히 도려내 달라는 것이 다수 회원들의 바램이다. 물론 메스를 잡은 백 회장도 심리적 부담을 각오해야 한다. 행여 회장 선거 과정에서 (법적 문제를 떠나) 도의상 꺼림직 한 면이 있었다면 회원들에게 미리 ‘고해성사’라도 해서 초지(初志)를 지켜야 한다. 그것이 회원에 대한 도리이자 정답이다.


떠도는 풍문대로 ’빅딜‘(?)을 하려면 환부는 도려내되, 고소고발로 이어지지 않도록 내부치유로 끝을 내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그렇게만 된다면 건강한 세무사회로 거듭 태어날 수 있다.


이 기회에 집행부에 무관심한 회원들의 정서(情緖)도 고쳐져야 한다. 작금의 사태도 주인(主人)인 회원들 스스로가 권리를 포기함으로써 세무사회가 ’주체‘가 되고 회원이 ’객체‘로 전락한 때문이다. 집행부에 대한 회원들의 무관심이 이렇듯 기형적 형태를 만들어 낸 것이다.

 
자신들의 피와 땀으로 조성된 회 예산이 올바르게 쓰이도록 눈 부릅뜨고 주어진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 ‘낮은 회비, 낮은 예산‘으로 ’강소(强小) 세무사회‘를 지향하는 전기로 삼아야 한다.


세무사계 수장(首長)을 새로 선출하는 세무사회 정기총회가 6월로 다가온다. 반듯하고 당당한 세무사회‘를 만들겠다는 백 회장의 의지를 시험하려는 듯, 업계의 시선이 점차 그에게 쏠리고 있다. 진(進)이냐, 퇴(退)냐. 그 결단의 타이밍도 얼마 남지 않았다. ’반듯하고 당당한 세무사회‘―, 이의 출발은 바로 ‘리셋 세무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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