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형 칼럼]세무사회 전·현 집행부 순교적 결단을 내려라
- 가처분 결정 눈앞, 막장까지 갈 참인가
그 끝은 승자· 패자 없는 업계 몰락 뿐
양측 ‘이성적’판단-쪽박은 깨지 말아야
여차경우 회원들의 돌팔매 맞을 수도… - 심재형 기자 | shim0040@naver.com | 입력 2017-08-22 09: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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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세무사업계 상황을 보면, 필자의 우려 수준을 훨씬 뛰어넘어 세무사회 창설 이래 초유의 심각한 상태를 맞고 있다. 넘어야 할 산도 첩첩이다. 이제 며칠 있으면 세무사업계가 또 한 차례 중대 기로에 서게 된다. 한국세무사회 이창규 회장에 대한 직무정지가처분 인용 여부가 내달 초순, 법원에 의해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쪽이 승소를 한다 해도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세무사업계의 미래가 먹구름처럼 느껴진다.
즉,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 이 회장이 정상적으로 직무에 복귀하게 되지만, 반대로 가처분이 인용되면 대행체제가 들어서게 된다. 업어 치나 되치나 세무사회는 상당기간 혼돈의 상태를 면키 어려워진다. 여기에 패소 측의 승복이 아닌, 불복청구로 이어질 경우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복잡해진다. 그 끝이 수개월 또는, 해가 뒤바뀔지 아무도 장담 못한다. 세무사업계 전체가 정처 없이 표류하게 된다. 끝물에 승자가 돼봤자 세무사업계는 이미 폐허가 된 뒤다.
세무사회 막장드라마의 끝은 어디인가. 지금 세정가 사람들은 그 끝의 심각성을 우려하고 있는데, 정작 당사자들은 정이불박(‘精而不博’-눈앞의 나무는 보고 전체 숲은 못 본다)인양 서로가 기(氣) 겨루기를 하고 있다. 현재 한국세무사회를 보는 관변(官邊)의 시각도 이미 기우러 질대로 기우러져 있다. 직할 부처인 기획재정부 마저 이창규 신임 회장에 대한 ‘아그레망(?)’ 접수를 질질 끌고 있다.
국세당국의 시선도 비딱하다. 모두가 ‘한국세무사회 패싱’이다. 그동안의 어렵사리 쌓아올린 사회적 위상에도 복원키 어려운 큰 상처가 나고 있다. 이처럼 전· 현 집행부간 막장으로 치닫는 선거관련 법정싸움이 세무사업계 명(命)줄에 치명적 손상을 입히고 있다. 이러다 쪽박마저 깨트리는 것 아닌지, 업계를 보는 마음 조마조마하다.
이쯤에서 누군가 용단을 내려야 한다. 업계 몰락만은 막아야 한다는 순교적(殉敎的) 결단이다. 아무리 가야할 길이라도 업계를 파탄 내면서까지 할 일은 아니다. 이대로 가면 세무사업계가 복원력(復原力)마저 잃는다. 이런 판국에 설령 승소 한들 무슨 소용이 있나.
백운찬 전 집행부측만 봐도 대행체제를 이끌어 갈 동력을 이미 잃은 상태에서 회원들의 신임마저 식어 있다. 상대후보와 7백여 표 차이라는 패인(敗因)도 심적인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이런 터에 인용 판결이 나온다 해도 새로운 체제의 집행부 승계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창규 회장측 역시도 특정 임원들에 둘러싸여 고립(?)상태에 가까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가처분 결정이 기각된들 상대측이 계속 물고 늘어지면 회무수행이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참담하게 임기를 마치는 불행한 회장으로 기록될지도 모른다. 이렇듯 어느 쪽이 됐건 승자다운 지위는 이미 잃은 상태라고 봐야 한다.
이 시점에서 당사자들은 과연 어떤 계산을 하고 있을까. 행여 그들 뇌리에 가처분 결과만 가득 차있고 정작 회원들은 안중에도 없다면, 이건 분명 화(禍)를 자초하는 꼴이 된다. 어느 시점에 가서는 회원들로부터 표(票)가 아닌, 돌팔매 세례를 받게 될지도 모른다. 업계를 망쳐놓은 가해자로서 말이다.
이제 이쯤에서 양측 모두 감성에서 벗어나 이성적 사고(思考)를 되찾았으면 싶다. 지금이 바로 세무사회 전·현 집행부의 순교(殉敎)적 결단이 절실한 시점이다. 어느 측이 되건 간에 이번 1심 판결로 끝을 맺어야한다. 승자는 승자대로 패자는 패자대로, 법원 판결을 수용해 주기를 바란다.
그래야 업계도 살고, 당사자들도 명분을 얻는다. 이 기회를 놓치면 땅을 치고 후회 할 것이 불을 보듯 훤하다. 이제 시간이 빠듯하다. 여기서 머뭇거리다간 선택의 문(門)마저 닫혀 버린다. 이제 세무사업계의 명운이 걸린 법원 판결의 날이 다가 온다. 서둘러 결단을 내릴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양측 모두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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