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의 사회적 비용, 사회적 대책이 필요한 시대

편집국 | news@joseplus.com | 입력 2017-11-19 16:3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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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한 중년 회원을 대상으로 1대1 운동 보조를 해준 적이 있다. 그가 헬스장을 찾았을 때가 기억난다. 우리 헬스장은 2층에 있지만 계단이 그렇게 가파르지는 않다. 그런데 상담을 하려고 맞은편 의자에 앉았을때 그의 옷은 이미 땀범벅이 되어 있었다. 

 

짧은 머리에 안경, 전체적인 골격에 비해 과하게 붙은 살, 계속 흘러내리는 땀. 그는 중년 남성이 가지고 있는 비만의 형태를 모두 갖추고 있었다. 더욱이 운동이라고는 그의 인생사에서 찾아보기 힘들 것 같은 피부색과 근육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는 그는 좀처럼 책상에서 엉덩이를 뜨지 못하는 바쁜 사람이었으며, 직업을 갖기 위해 계속 공부만 해왔기에 별다른 운동을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운동을 안 해본 사람은 운동을 하겠다는 마음을 먹기가 쉽지 않다. 그에게 왜 운동을 결심하게 됐는지 물었다.

 

“샤워를 하는데… 허리 쪽을 씻다가 순간 담(근육경련)이 왔어요. 너무 아파서 그대로 쭈그려 앉았는데,3초도 못 버티고 엉덩이를 바닥에 대며 주저앉아 버린 거예요. 평상시에도 살이 쪘다는 생각은 했지만, 그 순간에 이러다 갑자기 덜컥 죽을 수도 있겠구나 싶더라구요.”

 

이 사건이 있기 훨씬 전부터 그는 자다가 다리 경련을 일으키거나, 여름철이면 너무 흐르는 땀 때문에 에어컨 앞을 잘 떠나지 않는 등 몸이 전형적인 비만 경고를 보내는 중이었다.

 

나는 그에게 말했다. “운동만으로는 되지 않습니다. 먹는 것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운동이 몸에 익숙해질 때까지 끈기를 가져야 합니다. 지금 당장은 음식 섭취를 줄이거나 바꾸지는 마세요. 처음에는 그냥 가벼운 체조만 한다고 생각하세요. 저를 믿고 따라 오신다면, 생각하는 것보다 빠르게 변하실 수 있습니다.”

 

말은 당당하게 했지만 솔직히 조금은 난해했다. 일단 체력이 너무 약했다. 그리고 비만도가 너무 높았다. 그는 키에 비해 정상체중을 무려 40kg 이상 오버한 상태였다. 그 탓에 무릎과 발목도 약해졌다. 그 이후로 3번 정도 스트레칭과 유산소 운동을 시키면서 그의 파일을 보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어떻게 하면 그에게 맞는 최적의 운동 프로그램을 짤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그가 운동을 지루하거나 고통스럽게 생각하지 않고 프로그램을 완주할 수 있을까?’”

 

장고(長考) 끝에 내놓은 답은 점프를 하면서 살을 빼는 트렘플린 프로그램이었다. 이것은 내가 개발한 프로그램 중 하나인데, 효과는 바로 왔다. 팡팡 뛰면서 음악을 들으며 동작을 취하는데 만족한 그는 서서히 운동에 취미를 붙이기 시작했다. 원래 의지도 있었지만, 그것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것은 자신에게 맞는 액션이다.

 


그는 트램플린 프로그램을 거쳐, 무산소 운동으로 프로그램을 바꾼 후 정상체중보다 약간 낮은 체중을 유지하며, 지금도 일주일에 3번은 꼭 헬스장을 찾는다. 얼굴은 갸름해지고 어깨는 넓어졌으며, 배는 들어갔다. 무엇보다 더 이상 샤워하면서 근육경련에 시달리지 않게 됐다. 비만에서 탈출한 중년이 된 것이다. 그는 요즘 삶이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고 한다. 몸이 건강해지니 인생이 변한 것이다. 

 

2017년 6월 농림축산식품부는 식생활교육의 달 및 식생활교육주간을 맞아 ‘바른 밥상, 밝은 100세’ 캠페인을 개최했다. 이 캠페인이 생기게 된 이유는 약간 충격적이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3명 중 1명이 비만 인구로, 비만에 의해 연간 6조 8천억 원 가량의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비만은 이제 질병이다. 인정하기 싫겠지만 자신의 몸을 상당히 위협하며 다양한 질병을 유발한다. 비만은 대사질환뿐 아니라 암 발생과 유의한 관련성이 있기에 이제는 사회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이재호 J필라테스 & PT 관장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일반건강검진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보면 고도비만(BMI 30 이상) 및 초고도비만(BMI 35 이상) 환자의 비율은 지난 10년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17년 대한비만학회에서 ‘비만, 대사질환 그리고 암의 삼각관계’를 주제로 한 발표를 보면,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1000건 이상의 역학연구를 검토한 결과, 자궁체암, 위암, 식도선암, 간암을 포함한 13개 암종에서 정상 체질량지수(BMI)를 가진 사람에 비해 비만환자의 상대적 위험도가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연히 이런 비만환자의 증가는 사회적으로 막대한 비용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

 

전 세계 비만 인구는 2014년 기준으로 약 6억4,000만 명으로 추계됐는데, 이는 1975년 대비 6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비만 인구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다시 말해, 비만을 예방하는 것은 국가가 나서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비만을 예방하는 것은 간단하다. 먹은 만큼 운동으로 배출하면 된다. 많이 먹으면 많이, 적게 먹으면 적게 말이다. 그런데 운동을 멋있는 몸매를 만드는 과정으로만 인식해 빨리, 멋지게 만들려다 보니 고통스럽고 하기 싫은 것이다. 운동은 즐거운 것이다.

 

맛있는 음식을 더 자주 많이 먹을 수 있도록 내 몸을 단련하는 것이다. 거기에 건강까지 지킬 수 있다. 안 할 이유가 없다. <글/ 이재호 J필라테스 & PT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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