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형 칼럼] 초·중·고 찾아가는 세금교육 왜 못하나
- 국민의 건전한 납세의식은 제2의 세원
미래 납세자에 대한 납세도의 함양은
국세공무원에게 부하된 거시적 의무
사후 교정 앞서 사전교육 정책 절실 - 심재형 기자 | shim0040@naver.com | 입력 2022-03-13 20:4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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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들어 부동산투기 관련 세무조사로 분망했던 국세당국이, 엊그제 내놓은 비(非) 조사관련 보도 자료는 모처럼만에 접하는 신선한 뉴스다. 다름 아닌 미래 납세자인 아이들의 세금교육을 위해 오는 6월 전남 화순군에 개장 예정인 ‘키즈라라’와 ‘어린이 국세청 체험관 운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다. ‘키즈라라’는 미래 납세자인 아이들에게 딱딱하고 어렵다고 느낄 수 있는 세금을 체험활동을 통해 쉽고 재미있게 알리기 위한 교육시설로, 서울, 부산, 성남, 순천 등 전국에 크게 4곳이 운영되고 있다.
국세청은 키즈라라 내 어린이 국세청 체험관을 방문하는 어린이들이 세금의 의미와 역할, 성실납세의 중요성을 잘 알 수 있도록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세금교육 자료를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한편, 국민과의 소통과 공감을 위해 학부모 대상 세금 강연, 모범납세자 초청 행사, 세금작품 전시회 개최 등도 함께 펼칠 예정에 있다. 또한 세금강연, 각종 행사(납세자의 날, 어린이날)에, 세금작품 전시 등 체험관 운영프로그램에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하지만 이런 체험장을 통한 세금교육보다 초·중·고 학생들을 직접 찾아가는 현장교육 방법은 없는 것인지 적잖은 아쉬움이 남는다. 연전, TV 장학퀴즈 프로에 출연한 청소년들이 문제가 떨어지기 무섭게 정답을 내 놓으면서, 정작 세금문제에 관해서는 입을 열지 못하는 실상이 떠올라서다. 최소한 고교를 나와 사회진출 시, 납세에 대한 기본인식 정도는 정부가 심어줘야 한다. 국세공무원들이 틈틈이 세금교사가 되어 준다는 각오가 있다면 못 해낼 일도 아니다. 지금도 틈만 있으면, 주요지역 산업단지를 직접 찾아가 그곳 상공인들과 즉석 세정간담회를 여는 당국자들이다.
우선 사업자가 된 연후에 교정시키기보다 떡잎부터 올곧게 키우는 정책이 필요하다. 지금 나타나고 있는 신세대 사업자들의 우려스런 납세관도 세금교육과 무관치 않다.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를 주요 고객으로 삼고 있는 세무대리업계도 이들의 납세의식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올바르게 세금신고를 유도해도 눈 하나 꿈적 않는다는 얘기다. 여기에 국세당국이 중소기업이나 영세자영업자들에게 제도적으로 보호를 하다 보니 ‘세무조사의 따끔한 맛’(?) 또한 경험한 적이 없는 이들이다.
국세청의 기본업무는 말할 나위 없이 조세의 징수다. 여기에 국민의 납세의식 함양이라는 중차대한 ‘의무’가 부하돼 있다. 그런데 국세청이 매년 내놓는 업무계획을 보면 기본업무에만 충실할 뿐, 부하된 의무는 아예 망각하고 있다. 국민의 납세의식은 제2의 세원이라 했듯이 나라의 미래가 걸린 과업인데, 이 부분을 너무나 소홀히 넘기고 있다. 이제 징세측면 보다는 납세의식 함양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을 해야 할 때다. 세수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납세의식 고취를 위한 교육과 홍보가 향후 이 나라 납세풍토를 좌우한다는 사실에 눈을 돌려야 한다. 유명 연예인을 등장시켜 세정 홍보대사를 위임하는 이벤트도 좋다마는 ‘미래 납세자’들을 향한 근본적인 ‘세금 교육’이 절실한 실정이다.
국세공무원들이 기본업무에만 충실하고 정작 그들의 ‘의무’를 망각한다면 세정 인프라는 영원히 취약을 면치 못한다. 국세공무원들에게 있어 징세는 ‘미시적 업무’이며 납세의식 함양은 ‘거시적 의무’이다. 국세청 업무계획의 첫 머리가 대(對)국민 납세교육의 장(章)으로 장식 될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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