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형 칼럼] 세무사회, 회원들이 그리도 만만한가
- 회장 출마자들의 내면 정보는 회원들의 ‘알 권리’
현장 소견발표 봉쇄 깜깜이 선거 조장하는 집행부
조세전문가단체의 위상· 품위 스스로 망가뜨려
세무사계 주시하는‘세정가의 눈’도 의식해야… - 심재형 기자 | shim0040@naver.com | 입력 2023-05-30 09: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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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회장 출마자들의 개별능력 검증을 위한 소견발표는 회원들의 기본권인 ‘알 권리’ 차원에서 집행부가 소홀치 말아야 하거늘 외려 현장 소견발표를 봉쇄, 깜깜이 선거를 조장하고 있다. 앞서 세무사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세무사회장 등 임원선거에서 상대후보자에 대한 비방의 소지가 있다며 총회장에서의 ‘소견발표’ 세션을 아예 없애버렸다. 하지만 상대후보자에 대한 비방소지 여부는 회원들의 판단의 몫이지 결코 선관위가 나서서 사전에 차단할 사안이 아니라고 본다. 회원들의 의식수준을 형편없게 봤거나 아니면 이유가 나변에 있거나, 두 가지 중 한가지일 게다. 하지만 이것 역시도 회원들을 만만하게 보는 속내에서 비롯되는 게 아닌가 싶다. ‘누울 자리보고 다리 뻗는다’는 옛 말처럼 만만한 싹을 보인 회원들이 원죄다. 자신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기본권 침해에도 침묵을 하고 있으니 무슨 말을 더 하랴.
지금 세정가는 세무사업계 동정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그들이 입을 닫고 있다 해서 업계사정 돌아가는 것조차 모르는 줄 안다면 큰 착각이다. 관가(官街) 역시도 그들의 세정 파트너로서 차기 세무사업계 수장으로 떠오를 인물에 대해 아름아름 귀동냥을 하고 있다. 세무사회는 물론 세무사업계 모두가 건전한 자의식(自意識)이 작동할 때 외부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더구나 지금 한국세무사회와 세제· 세정당국간의 현 '스텐스'를 두고 "가까이하기엔 너무나 먼(?) 이웃이 되버렸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조세전문가단체의 장(長)으로서 사회적 위상과 품위에 흠결을 보인다면 파트너십에도 균열이 생긴다. 이러한 주변 환경을 염두에 두고 조세전문가 집단에 걸 맞는 품격과 품위를 갖춰야 한다. 그래야 세무사 업역 확장에도 이들의 조력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업계에 불리한 세무사법 개정안이 입안되어 정부 손을 떠난 뒤에야 부랴부랴 국회를 찾아가 본전 찾으려 진을 빼는 낡은 버전도 멈출수 있다.
연전, 금융위원회의 외부감사법 개정을 음미해 보자. 이웃 공인회계사회는 외감법 개정을 통해 명분과 잇속을 동시에 챙겼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표준감사시간제’ 도입이다. 표준감사시간제는 회계감사보수와 연계되는 만큼 수가(酬價)의 유동화 (현실화)를 의미한다. 수십여 년 간 수임료 동결로 사무실 경영이 어려운 세무사업계 상황과 극명하게 대비 된다. 신의 한 수다. 앞을 내다보는 안목과 손익계산부터가 차원이 다르다. 회계사회 수장의 출중한 혜안이 매우 돋보이는 대목이다. 회원들 먹거리 창출에 역동적인 여타 자격사 단체들에 반해 세무사회의 수익창출 전략은 너무나 빈약하기 그지없다.
더구나 세무사법은 세무사들의 전문 업무영역 보호를 위한 성격도 있다마는 납세자들의 납세의무이행을 돕는 서비스 측면이 보다 강조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때문에 정부정책 역시도 세무서비스에 관한한 납세자 선택권을 다양하게 넓혀주자는 것이 작금의 추세가 아닌가 싶다. 이러한 환경변화는 세무사들의 업권(業圈) 수호에도 심대한 영향을 끼친다. 때문에 세상흐름에 민감히 대처해 변화에 앞장서고 미래를 준비하는 전문인 단체로서의 면모를 시급히 갖춰야 한다. 이미 지각변동이 예고된 혁신서비스 물결 속에 낡은 울타리나 지키려는 안일한 자세로 언제까지 20세기형 전문가집단으로 남을 건가.
우선은 세무사회 집행부부터 체질개선이 시급하다. 시대변화를 예측, 미래를 준비하는 적임자들이 모여들어 회무를 이끌어야 한다. 이제 곧 세무사업계의 수장을 선출하는 정기총회가 다가온다. 거센 파고가 밀려오는 상황에서 세무사업계가 보다나은 미래를 담보하기 위해서는 안이한 회(會) 운영 시스템을 과감히 개선할 수 있는, 능력 출중한 수장과 인재들을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 행여 깜깜이 선거로 비적임자가 회장에 선출된다면 세무사업계에 대한 희망은 접는 게 낫다는 생각이다. 더 늦기 전에 마음 가다듬어 세무사업계에 건전한 자의식(自意識)이 작동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세무사업계 미래를 염려하는 국외자로서의 충정어린 고언(苦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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