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조 세수결손에도 아무것도 못 보여준다는 기재부
- 예상 세수결손 29~52조, 2조8천억 일반회계 세계잉여금 제외하면 가용재원액 전혀 알 수 없어
기금에서 이례적으로 많이 끌어쓴다해도 예상결손액 너무 커…인위적 불용 필연
장혜영 "국민 무시하는 것…공식절차 없는 예산 불용 밀실 종용 좌시 못해" - 나홍선 기자 | hsna@joseplus.com | 입력 2023-05-24 08: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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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22일 기획재정위원회 현안질의에서 기획재정부가 막대한 세수결손을 예상하고도 어떤 정보도 제공하지 않은 채 추경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국회 예산권을 심대하게 침해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장 의원에 따르면 현재 30-50조 수준의 세수결손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확정된 가용세입은 일반회계 세계잉여금 2조 8천억원 뿐인데, 기금여유자금 등 가용재원 규모와 예상 불용액, 세입예산의 재추계 값을 추후에도 공개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 기재부의 입장이다.
장 의원은 낙관적으로 봐도 예상 세수결손이 29조원*에 이르고, 현재의 부진한 세수진도율이 연말까지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그 금액은 52조원**이 될 것이라 분석했다.
* 지난해 동기간 세수 284조 4천억 원이 들어온다고 가정하면 예상 세입은 371조 9천억 원에 머물러 2023년 세입예산 400조 5천억 원에서 28조 6천억 원의 세수결손이 예상.
** 2000년 이후 세수진도율이 가장 낮은데(21.7%, 작년 동기 32.3%), 이런 부진이 지속된다고 가정하면 최종적인 세입은 86.8%*, 52조원 결손 예상.
기재부는 '상저하고' 경기 회복에 기대를 건다는 설명이나, 장 의원은 ▲KDI, IMF, OECD등 평가기관들이 일제히 성장률 수치를 하향하고 있다는 점* ▲하반기 성장률이 상반기보다는 높을 것으로 예상되나, 이것이 2022년 전체 성장률에 비해서는 훨씬 못 미친다는 점**에서 남은 기간 동안 지난해의 이례적 세수만큼 들어올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을 표했다.
* KDI가 1.8%(2022.11)에서 1.5%(2023.5)로, IMF는 2.0%(2022.10)에서 1.5%(2023.4)로, OECD는 1.8%(2022.11)에서 1.6%(2023.3)으로, 한은도 1.7%(2022.11)에서 1.6%(2022.2)으로 낮췄고 다음주에 1.5 정도로 더 낮출 것이라는 전망.
** KDI는 하반기 성장률을 2.4%에서 2.1%로 수정(2023.5). 이는 2022년 경제성장률 2.6%(한국은행, 실질 GDP기준)에 크게 미치지 못함.
문제는 이 대규모 세수결손에 대한 대책이다. 기획재정부의 입장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 세계잉여금과 기금여유자금으로 최대한 메운다. ▲ 불용액을 체크하고 있으나 인위적 불용은 절대 없다. ▲ 추경은 없다. 국채발행, 감액경정, 증세는 고려하지 않는다. ▲ 세입재추계는 할 것이나 지금은 물론이고 추후에도 공개하지 않는다.
하나씩 따져보면 일반회계 세계잉여금이 2.8조원, 특별회계 세계잉여금이 3.1조원인데, 특별회계는 각 특별회계로 이입되므로 자유로운 전용은 제한된다. 여기에 기금여유자금이 투입될 수 있는데, 2016년 이래로 5조원 이상 끌어낸 적이 없다*. 각 기금별로 따로 협상을 통해 여유자금을 공자기금 예탁을 통해 일반회계로 이입시켜야 하는데, 여유자금이 있다고 해서 기재부 마음대로 다 빼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기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회보장성 기금은 여유자금 활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연도별 추경 기금 여유자금 사용규모>
국회예산정책처 자료 기반 장혜영의원실 재구성 (단위:조원)
| 2016 | 2017 | 2018 | 2019 | 2020 1차 | 2020 2차 | 2020 3차 | 2020 4차 | 2021 1차 | 2021 2차 | 2022 1차 | 2022 2차 |
기금 여유자금 사용규모 | 0 | 1.3 | 1.3 | 2.3 | 0.7 | 1.2 | 2.3 | 0.3 | 1.7 | 1.8 | 2.7 | 2.1 |
이례적으로 기금여유자금에서 10조원 빼서 활용한다고 가정하면 일반회계 세계잉여금과 합쳐 13조원 정도인데, 예상 세수결손액 29~52조원에 턱없이 미치지 못한다. 국채발행, 감액경정, 증세가 없다고 선언했으므로 나머지는 예산불용으로 메워야 하는데, 인위적 불용 없이 자연적으로 16~39조원의 불용을 기대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난해 예산불용액은 13조원이었고 이는 2015년 이래 최대 액수다. 코로나 종식으로 대응예산을 쓰지 않게 된 덕을 본 것이다. "인위적 불용은 절대 없다"는 기재부의 주장에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장 의원이 문제적이라고 보는 부분은 세입재추계 결과값, 기재부가 가용할 수 있는 기금여유자금 규모, 전입 가능한 특별회계 세계잉여금 규모, 예상되는 예산불용액 규모 등을 전혀 알려주고 있지 않으며, 앞으로도 알려줄 계획이 없다는 기재부의 입장이다. 이날 질의에서 장 의원은 최상대 2차관에게 세입재추계 값과 가용재원을 확인해서 국회에 보고해 달라고 했으나 최상대 제2차관은 "확답할 수 없다"고 답했다.
또한 방기선 1차관은 기금의 가용재원을 확인하고 있다고 진술하였으나, 장혜영 의원이 기금여유자금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기재부의 입장을 청취한 바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각 기금에 연락해 파악하는 단계는 아니라는 답변을 받아 거짓말 논란이 있었다. 한 달 전인 4월 17일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추경호 부총리가 세수부족 대책으로 기금여유자금 이야기를 꺼낸 바 있는데 한 달이 지나도록 각 기금에 가용재원을 산출하기 위한 연락도 하지 않은 것은 의아한 대목이다.
장혜영 의원은 "지금 당장 내놓으라는 것도 아니고 내용을 확인하신 다음에 그 내용을 보고해달라는 얘기를 하는 것이 대단히 어려운 일입니까"라며 "국민들께서 납득하실 수 있는 대답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라고 기재부의 입장에 유감을 표했다. 또한 "사고를 쳐 놓고 본인들이 다 알아서 할 테니 국민들은 신경쓰지 말라"는 태도라며 "기재부가 국회를 패싱하고 공식적인 감액경정 절차 없이 밀실에서 불용을 만들어 내는 행태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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