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형 칼럼] ‘국세동우회-국세청’ 정책간담 정례화 필요론

회원 대부분 현업 세무사 稅心 꿰뚫어
당국자도 그들의 현장중계 들을만한데
‘귀한 자리’ 의례적 만남으로 끝내다니
국세동우회 존재감이 너무 아쉬워…
심재형 기자 | shim0040@naver.com | 입력 2018-06-07 08: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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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동우회는 세정발전 측면에서 국세당국자와의 정례적 대화라인을 구축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해마다 치러지는 국세동우회 정기총회는 보는 이들에게 적잖은 아쉬움을 남긴다. 이날이 되면 전직 국세청장-지방청장 등 한 시대를 풍미하던 과거의 세정주역들과, 선배들의 초청에 의해 현직 국세청장을 비롯한 국세청 헤드쿼터가 총출동 한다. 이만한 자리 만들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그런데 이 같은 귀한 자리가 의례적인 세정현황 설명과 선-후배간의 풍성한 덕담으로 아쉽게 끝을 낸다. 국세동우회는 전직 국세공무원들의 친목단체로, 회원 거의가 현업 세무사들이다. 그들 대부분은 오랜기간 세무의 이론과 실제를 경험한 세정 숙련공이다. 지금은 세정현장 최 일선에서 납세자와 접촉하며, 세심(稅心)을 체감한다. 그러기에 국세행정 책임자들이라면 그들의 세정현장 중계와 조언에 귀를 기우릴 법도 한데, 그 소중한 사람들을 그렇게 여기질 않는 것 같다.

 

작금의 사회분위기 때문인지 이들을  자신들의 선배요, 세정전문가로 인식하기 보다는 한낱 ‘사업자’로 치부하는 것 같다. 선배 세무사들과 사적 만남을 가질 때에는 윗선에 사전 보고하라는 요상한 얘기들이 떠도는 것을 보면, 행여 주변에 오해를 살까 몸을 사리는 것 같다.

 

얼마전 있었던  국세동우회 총회에도 어김없이 한승희 국세청장을 비롯한, 국세청 수뇌부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창규 세무사회장이 한승희 국세청장에게 전했다는 일련의 청원(?)은 세무사계의 초라한 현 위치를 실감한다. 이 회장은 세무사업계가 매우 외로운 처지에 놓여있다고 하소연 했다. 현재 변호사회, 변리사회, 공인회계사회 등 자격사단체간 업역 경쟁이 심한 터에, 세무사회는 유독 아군(我軍)(?)없다면서 현재 외로운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변호사회를 보면 관련부처들이 변협을 편들고 있고, 공인회계사회 역시 주무부서인 금융위원회가 그들을 도와주고 있는데, 우리(세무사회)의 주무부서인 국세청-기획재정부는 규제만하고 있다”고 섭한 속내를 털어놨다. 세무사가 해야 할 일을 경쟁하듯 국세청이 몽땅 서비스를 해주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도와주지는 못 할망정 쪽박까지 깨고 있다는 의미로 들린다.

 

국세당국은 국세공무원들의 친목단체인 ‘국세동우회’와 사업자단체인 ‘한국세무사회’는 분명, 구분해야 한다. 하지만 국세동우회는 비록 회원 대부분이 현업 세무사라지만 세정발전을 위해 정기적으로 머리 맞댈 필요가 있다. 그들에겐 교과서에도 없는 세정 노하우가 스며있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세무사회장의 이날 발언도 세무사업계의 이익을 대변하기 보다는 세정 현장의 목소리일 수도 있다. 

 

작금의 국세행정운영은 전산 의존도가 크다고 하지만, 경험에 의한 세정엔 지혜가 따른다. 가슴 터놓고 허심탄회하게 세정현안을 논의 할 수 있는 이만한 상대가 또 있을까. 천금을 주고도 못 살 ‘교훈’을 얻을 수도 있을 터인데 국세공무원들은 외려 이들을 피한다. 혹여 선배임을 앞세워 일련의 ‘로비스트’로 접근, 그들을 괴롭히는 자가 있다고 치자. 세무사 직업군(郡)이 방대하다보니 이런 저런 인성(人性)의 소유자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나무도 보고, 숲도 볼 줄 아는 안목이 필요하다. 때론 검-경찰 공무원사회에서도 이해하지 못할 사건이 발생한다.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하지 않나.

 

작금의 세정환경은 복잡다기해 이젠 세무사 없는 세정운영은 생각지 못할 시대에 접어든지 오래다. 세정의 절대부분이 이들에게 위임되고 있으며 납세자들도 세무대리인의 조언에 의해 자신들의 납세의사를 결정짓고 있다. 또한 모두가 준 공적(準公的) 직업인으로서의 의무감을 지니고 있다.

 

국세당국도 세무사계를 좀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기를 권하고 싶다. 이 가교역을 국세동우회가 해줘야 한다. 국세동우회는 현재 종로여성인력개발센터와 업무협약을 맺고 2년차 수준의 경력직 세무양성과정을 운영하는 등 세무사사무소의 직원난 해소를 위해 많은 활동을 하고 있지만 보다 큰 틀에서 존재감을 과시해 줬으면 한다. 이 기회에 국세동우회 위상이 새롭게 정립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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