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형 칼럼]‘ 국세공무원의 청렴도’ 유감(遺憾)
- 권익위 종합평가 왜 낙제점인가
度넘는 조직상·하간 各自圖生에
상호 관심· 견제 작동되지 못해
윤리강령 앞서 결속력을 다져야 - 심재형 기자 | shim0040@naver.com | 입력 2017-10-11 08: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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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공무원의 범법 사건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연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했다. 국세공무원 역시도 인원이 많고 또한 납세자와 접촉이 빈번하다 보니 늘 뇌관(雷管)을 달고 다니는 격이라고 했다. 상황이 이런데 기관장인들 사고 막을 재간이 있겠느냐고 하소연 섞인 반문도 했다. 결론적으로 그는 인성(人性)을 무시한 채 시험 위주로 공무원을 채용하는 인사시스템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공직사회가 다 그래야겠지만 특히 국세공무원 사회는 특단의 공직윤리가 요구되는 분야이다. 국세행정의 특성상 납세자의 재산권을 쥐락펴락 할 수 있는 요소가 적지 않아서다. 때문에 국세공무원들에게는 거창한 철학까지는 기대 못한다 해도 최소한의 공직관은 지녀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못할 경우 각자 심성에 따라 처분의 결과가 크게 어긋날 수도 있다.
국세청 고위직에서 퇴직한 세정가 원로들도 세정운영의 묘(妙)가 필요한 것도 이 같은 특수성 때문이라면서, 관리자들은 직원관리에 특단의 고심을 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그들은 직원 각자의 인성도 중요하지만 조직 내에 이를 승화시키려는 관리자들의 역할이 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우선 조직 상· 하간 끈끈한 정서가 세무부조리 차단에 큰 몫을 한다고 여기고 있다.
예컨대 법인기업 조사 시에도 일련의 예방장치를 뒀다는 얘기다. 소속 직원을 의심해서가 아니라 필요인력의 배수(倍數) 정도를 조사현장에 투입함으로써 좋은 의미에서의 상호 견제(?)를 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런 조직 속에서 공직윤리와 조직 사랑하는 마음이 싹트는, 올곧은 이성이 자리 잡는다고 했다.
그때에 비해 작금의 조직 상· 하 간에는 인간적인 정(情)이 너무 메말라 있다는 것이다. 서로 보듬던 관계에서 각자의 개별성향으로 조직정서가 변하다 보니 좋은 의미에서의 상호 관심과 견제가 거의 작동되지 못하는 것 같다고 했다. 후진에게 축적된 세정 노하우를 가르치려는 ‘스승’도, 이를 배우려는 ‘제자’도 보기 힘든 세상이 됐다는 얘기다. 이렇듯 조직 상하간의 지나친 각자도생(各自圖生)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잖은 실정이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국세청의 내· 외부 평가 등을 종합한 종합청렴도가 낙제점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외부청렴도는 정부 업무의 상대방을 대상으로 지난 1년간의 부패경험 및 부패인식을 측정한 조사결과를 뜻한다. 이에 따르면 국세청의 종합청렴도는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 연속 4~5등급에 머물고 있다.
이는 국가기관 중 3년 연속 꼴찌에서 두 번째에 해당하는 수치다. 내부청렴도 조사 결과 2~3등급으로 나타난 국세청의 자체평가와 비교했을 때, 외부의 시선은 국세청의 조사치와 달랐다는 반증이다. 밖에서는 그렇게 안 보는데 스스로는 청렴기관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셈이다. 국민이 낸 세금을 다루는 국세청 직원들은 청렴성을 가장 중시해야 한다. 때문에 청렴도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벗어나지 못한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한때 국세청 감찰팀은 직원 청렴도 제고를 위한 윤리(행동)강령 프로그램까지 만들어 운영한 적이 있다. 직원들이 내부 인트라넷에 게시된 행동강령 테스트와 함께 영상물을 시청케 하여 청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는 프로그램이었다. 이를 위해 매주 월요일 아침에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월요일의 영상 편지’와 ‘역사 속의 청렴 이야기’ 등 영상물도 상영해 줬다.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한 눈물겨운 노력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직원들의 정신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직원 상· 하간의 관심과 조직 사랑하는 마음을 키워 주는 일이다. 기계는 작동(作動)으로 움직이지만 인간은 감동(感動)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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