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형 칼럼] 세무사회 정총 이변(異變) ,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인가
- 회원 안중에 없던 前집행부‘마이웨이'…결국은 새 집행부 탄생에 결정적 기여
이젠 과감한 내적 쇄신, 시대적 변화에 부응하는 공익단체로의‘리셋’이 급선무 - 심재형 기자 | shim0040@naver.com | 입력 2023-07-02 17:3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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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사업계의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인가.
한마디로 신선한 충격이다. 엊그제 끝난 한국세무사회 임원개선 총회에서 구재이 후보가 세정가의 예상을 뒤엎고 ‘33표 차이로 제33대 회장’에 오르는 이변(異變)을 일으켰다. 물론 이 결과는 회원들의 선택에 의해 이뤄진 것이지만, 여기에는 전임 집행부의 ‘마이웨이’가 회원들을 자극해 자의식(自意識)을 일깨웠다는 역설적 견해가 설득력을 얻는다. 상상치 못한 아이러니다. 실은 이번 세무사회 임원개선 총회과정을 지켜보면서 이것이 정녕, 회원 1만5천여명을 포용하고 있는 조세전문인 단체인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었다. 임원선거 때 마다 반복되는 비열한 행보가 이번에는 그 도(度)를 넘어서 세무사업계 안팎으로 씻지 못할 어두운 그림자를 남겼다. 관계당국 역시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특히나 한국세무사회 선거관리위원회의 전횡은 횡포에 가까웠다. 도저히 해서는 아니 될 기본 ‘룰’마저 깨트리는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회장 후보자들의 됨됨이를 살펴볼 수 있는 소견발표를 아예 없애버리는가 하면, 서울세무사회 보궐선거마저 단칼에 취소했다. 이렇듯 회원들의 소중한 기본권을 간단한 논리를 앞세워 빼앗아 버렸다. 이 과정에서 국외자에게 보여서는 아니 될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업계 향후를 헤아리지 않는 자해행위다. 이에 따른 회원들의 반응은 더 기가 찼다. 자신들의 기본권이 외부의 공권력도 아닌, 자신들의 피땀 어린 회비로 운영되는 집행부 사람들에 의해 찬탈되는 상황에도 눈과 귀를 닫았다. 다만 소수 계층만이 외로운 항거를 이어 갔을 뿐이다.
집행부 폭주에 제동을 거는 일련의 동기부여를 예견했던 국외자들에게도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차라리 ‘찻잔 속에 태풍’이라도 일었으면 좋았으련만, ‘찻잔 속의 미풍’으로 소멸됐다. 그릇이 큰 까닭인가. 아니면 자의식(自意識) 실종인가.
지난 날, 회원 간의 극심한 분열로 야기된 선거 광풍(狂風)으로 세무사업계에 깊은 상흔을 남겼던 과거는 그나마 역동적(?)이어서 좋았다. 선거 기간 중 회칙을 떡 주물 듯 한 것은 회원 공공의 이익을 해쳤을 뿐 아니라, 세무사회 위상에도 적잖은 타격을 입혔다. 무엇을 위한 행위였는지 잠시나마 앞뒤 분수만 가렸어도 주변 사회로부터 이렇듯 외면 받지는 않을 터다. 세정가 사람들도 이 대목에서 명분을 스스로 잃는 우(愚)를 범했다는 반응이 절대적이다. 오죽하면 침묵으로 일관하던 회원들이 쇼크(?)를 받아 오랜 잠에서 벌떡 깨어났을까.
새 집행부는 당분간 혼돈의 상황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앞을 향해 걸음을 재촉해도 촌음이 아까운 터에 선거 후유증 뒤처리에 적잖은 시간을 허비해야 한다. 하지만 업계에 큰 파문을 남긴 전 집행부의 일련의 사안들은 한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과제가 아닌가 한다. 세무사들은 각기 고유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일반 개인사업자’와는 근본 자체가 다르다. 정부로부터 자격증을 부여 받고 세제-세정전문가로서 제도적 영역에서 준(準)공적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때문에 세무사인 회원들은 한국세무사회라는 ‘큰 틀’ 속에 공존하는 ‘공동운명체’가 되어야 한다.
이제 한국세무사회 새 집행부는 역량 있는 인재들을 회직에 영입해 생존을 위한 담대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업계 내부의 노련한 경륜자로부터 지혜도 빌려야 한다. ‘미래 세대에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도 고민해야 한다. 이번 총회를 계기로 업계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요인들은 모두 들춰내 개선을 함으로서 세무사회를 보는 외부의 굴절된 시각도 바로 잡아야 한다. 이것이 새 집행부가 당면한 급선무가 아닌가 한다. 회원들의 먹거리 문제는 그 다음이다. 그동안 회직을 본직(本職)처럼 여겨온 업계내부의 일부 그룹은 물론, 원외(院外) 인사들 역시 모든 것 내려놓고 뒤안길로 나 앉았으면 싶다. 그들 나름의 성찰로 업계 품위를 지켜주기 바란다.
이제 곧 한국세무사회 구재이호(號)가 출범한다. 시대적 변화에 부응하는 집행부 구성 등 과감한 내적 쇄신으로 서로가 각자도생이 아닌, 회원과 함께하는 한국세무사회로 거듭 태어나 주기를 다시한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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