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식 박사의 ‘사람을 살리는 웃음’
- 서정현 | suh310@joseplus.com | 입력 2017-04-18 10:52:17
5월, 기다려주는 사람에게 웃음으로 화답해라
필자의 어머니께서도 하시는 말씀이 “젊어서는 모른다. 나이 들면 얼마나 외로워지는지, 자식한테 전화 한 통만 와도 얼마나 반갑고 고마운지.”라고 하신다. 나이 들면 우리도 똑같이 느껴질 것이고 외로운 눈물도 흘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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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 교수 |
부모님들의 외로운 가슴을 자식들은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오로지 부모님과 함께 하는 시간을 바쁘다는 핑계로 회피한다. 그러니 어르신들은 웃음을 찾아 외로운 방황을 하는 것이다. 노인이 되면 일손이 줄고 시간적으로 여유가 많다. 평소 직장에만 충실하다 친구를 사귈 겨를 없던 노인들은 더 외로움이 깊어진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또 소득이 낮거나 여성 노인일수록 우울증에 대한 비율이 높다. 노인이 되면 몸은 마르고 비틀어진 고목처럼 앙상해진다. 마음도 여려져 자녀들에게조차 외면을 받는다. 자녀들도 경제적인 시름 등으로 말미암아 노부모를 미처 돌봐드릴 겨를이 없다.
하지만 여기에 누군가는 자신의 자녀를 먹여 살리기 위해 웃음을 판다. 그리고 누군가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그 웃음을 찾아 지갑을 연다. 나는 묻고 싶다.
“당신 어머니 장롱 속에 들어 있는 건강식품이 정말 어머니께서 드시고 싶어서 산 줄 아는가? 어머니한테 그런 곳에 가지 말라고 하기 전에 정말 당신은 그 사람들처럼 어머니를 기쁘고 즐겁게 해드려 봤는가?”
당신에게는 그리운 얼굴을 보고 싶어 하는 아이가 되어가는 어머니가 계신다. 약을 파는 약장수를 탓하기 전에 단 한 시간이라도 편안하게 소주 한 잔 기울이며 부모님이 좋아하던 옛 노래를 불러드리면 어떨까.
늙을수록 추억을 먹고 살아간다. 추억을 곱씹는 부모는 이제 자식을 기다리는 사람이 되었다. 자식에게 외면받기도 하지만 그들을 기다리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요즘 어버이날을 보면 과거와 달라진 풍속도를 알 수 있다. 휴대폰 문화의 대중화와 현대인의 바쁜 생활 풍속도로 변해가는 것이다. 정성스러운 카네이션 대신 현금 선물을 더 좋아하는 어른들이 많아졌다. 반면 독거노인이 늘어나 어버이날이 되면 오히려 마음이 더 외로워지는 어르신들이 많다.
이런 어르신들이 쉽게 가는 곳이 건강식품이나 냄비 등을 파는 홍보관이다. 필자도 십수 년 전에 여러 곳에서 강연을 하다 이와 비슷한 성격의 건강관련 강의를 한 적이 있다.
그 당시 어르신들에게 노래를 불러드리고 즐겁게 하다 보면 강사료보다 검정 비닐봉지에 어르신들이 주는 1천 원짜리 지폐가 더 많았다. 당신들에게 땀 흘리면서 노래 불러주고 웃음을 주니 고마워서 호주머니에서 1천 원, 5천원을 꺼내 배고플 때 뭐라도 사먹으라고 주는 것이었다.
부모님의 얼굴이 환하게 웃을 때 당신은 세상 최고의 효도를 하는 것이다. 어린 시절 나이롱극장에 아버지 손잡고 갔던 어린 시절이 그리워진다. 그 시절, 나이롱극장은 날마다 찾아오는 극장이 아니었다. 오일 장날에 딱 한 번만 찾아오는 이동극장이었다.
흰 광목천으로 커다랗게 천막이 둘러쳐지고 그 안에는 장구나 북소리가 들렸다. 판소리 가락도 흘러나오곤 했다. 바닥에는 가마니를 길게 펼쳐놓았고 사람들은 거기에 앉았다. 가마니에 앉지 못한 사람들은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앉기도 했다. 그곳에서 간단한 통을 굴리는 것 등의 재주를 부리기도 하였다.
《한시외전(韓詩外傳)》 9권에는 ‘수욕정이풍부지(樹欲靜而風不止)’라는 말이 나온다. 나무는 조용히 있고 싶어도 바람이 멎지 않으니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즉, 효도를 하려고 해도 부모가 살아계시지 않는다는 비유로 쓰인다. 부모는 언제까지나 기다려주지 않는다. 지금 당신을 기다리는 부모에게 웃음으로 화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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