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명용의 창업일기] 홍보전략

편집국 | news@joseplus.com | 입력 2018-02-05 08: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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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저서를 출간한다는 것은 누구라도 그렇게 손쉬운 결정이 아닐 것이다. 전문서적이라면 또 모를까? 나의 사고방식은 물론 손톱보다 작은 알량한 지식까지도 발가벗겨진다는 부담감, 이런 것들을 극복하고 책을 낸다는 일은 사실 상당한 용기를 필요로 한다. 또한 주변의 부추김(?)이 있어야 가능한 일일 것이다.


지난 7월 초 어느 날, 평소 칼럼을 기고하던 월간지 편집장과 출판사 대표가 나를 찾아왔다. 3년간 쓴 칼럼을 묶어 단행본을 출간하자는 제안과 함께. 그 전에도 몇 번 단행본 이야기를 편집장에게서 들은 적은 있었지만 지나가는 이야기로 가볍게 흘렸다. 그런데 마침 그날은 직장생활(K생명보험 입사)을 시작한지 만 30년이 되는 날이어서인지 감성적인 날이었다. 출판사 입장에서 본다면 그동안 책 출간에 소극적이던 나를 설득할 수 있는 “기막힌 타이밍을 잡았다”고나 할까.'

 


며칠 말미를 얻어 고민하는 동안 “30년 직장생활을 총 결산하는 의미와 먼저 가본 선배(GA업계)로서의 책무가 있다”는 편집장의 말이 계속 귓전을 맴돌았다. 결국 나는 출간에 동의하게 되었다. 이렇게 하여 지난 10월에 출간된 책이 《동행일기》이다.《동행일기》출간 시 출판사 쪽에 요구한 것은 딱 한 가지였다.


바로 책 뒷표지에 ‘7아이언맨’ 광고를 실어 달라는 것이었다. 


사실 1년 전부터 준비하고 있던 모바일 홀인원보험이 금융당국의 인가를 거쳐 출범 마무리 단계에 있었던 터였다. 효과적인 홍보전략 마련에 골몰하고 있던 나는 책의 내용 중에 금융, 특히 보험의 미래 모습을 예측하며, 모바일 시대가 필연적으로 온다는 내용을 다룬 바 있어, 책 내용과 잘 맞아떨어지는 편집으로 보였다.


개인적으로 볼 때 이보다 더 좋은 ‘홍보전략’도 없어 보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책을 출간한 저자의 권리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인세는 얼마나 받으며, 초판에 몇 부나 찍는지 등에 대해서 말은 안 해도 많이들 궁금해 하는 것 같다. 앞으로 출간하고자 하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내 경우를 바탕으로 간단히 소개해본다.

 

먼저 저자 홍보용으로 책 30권을 무료로 받았으며, 인세는 정가의 8%, 그리고 저자는 정가의 60%에 구매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또한 한번(초판)에 2,000부 정도를 찍는 것이 일반적이다.


책을 내고 나서 사람들을 만나면서 느낀 바에 의하면 의외로 많은 분들이 책을 내고 싶은 로망이 은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책 선물의 우선순위는 대략, 가족 그리고 책에 등장하여 소재가 되어주신 분들 및 우리 사무실 가족들이다. 물론 그동안 은혜와 베풂에 대한 감사인사, 그리고 순수 책 홍보를 위한 보험사 관리자 및 ‘7아이언맨’ 홍보를 위해 골프를 좋아하는 선후배 및 관계자 등을 골고루 챙기다 보니 의외로 많은 책이 필요했다.


파는 책보다 본인이 더 많은 책을 써 버리면 그 책값은 또 어쩔거냐는 아내의 핀잔 아닌 핀잔도 피해갈 수 없었다.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책을 선물하다 보면 몇권 더 달라는 말을 종종 듣게 된다는 사실이다. 아무렇지도 않게, 어쩌면 호의를 베푸는 것처럼.


“누구누구님 드리게 몇 부 더 주실 수 있어요?”
처음 들을 때는 꽤 당황스러웠지만 자꾸 듣다 보니 그러려니 하게 되었다. 어느 날, 내 절친으로, 소설 단행본을 내었고, 출판사를 운영한 경험도 있으며, 지금 신문사 편집주간으로 일하는 친구를 만나 《동행일기》를 선물하며 겪은 저간의 속상한 경험을 털어놓았다. 나는 비로소 친구의 소설이나 출판사에서 출간한 책을 선물받을 때 무심코 당연하듯 받고 별다른 리액션 없었음을 20년이나 지난 후에야 사과하였다.


내 이야기를 재미있게 듣고 있던 친구가 전적으로 동의했다. 누군가 식당을 개업하면 굳이 찾아가
서 음식을 시키며 당연히 음식 값을 지불하고, 간혹 주인이 호의를 베풀라 치면 “그러면 장사 못한다”고 극구 계산하고 나오거나, 누군가 옷 가게를 개업하면 꼭 필요하지 않아도 한 가지라도 사들고 나오는 일이 잦다. 하지만 책만큼은 공짜라는 인식이 일반적이라는 이야기에 우리는 서로 공감하였다.


몇 해 전 히트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라는 영화가 있었듯, 책 한 권 내고 선물하는 과정에서 참 다양한 인간 군상을 경험하게 되었다. 책이 서점에 깔리기 전부터 몇 번씩 방문하여 책을 사는 성의를 보여주었던 분이 있는가 하면, 저자 서명까지 담아 선물한 책을 사무실에 하릴없이 굴러다니게 할 때는 마치 내 인격이 바닥에 내쳐진 듯한 굴욕감을 맞보기도 하였다.


또 어떤 분들은 책을 몇 번씩이나 읽었다며 중요대목과 특히 마음에 남는 구절을 줄줄 암송하여 감
동케도 하였다. 더불어 많은 지인들은 출간 소식을 각종 SNS(밴드 등) 등을 통해 전파하는가 하면, 직장 동료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여 《동행일기》 전도사임을 자임해 주었다. 더구나 단체로 책을 구매하여 부서(팀) 전체에 배포, 책의 초기 판매활성화에 도움을 주신 고마운 분들 또한 많았다.

엄명용 7아이언맨 대표


그런가 하면 평상시 인간관계로 보아 내심 기대하고 자료를 보내도 눈치 없는 듯 전혀 미동 않거
나, 심지어 꼭 이 책(동행일기)이 필요한 부서이고 그럴 위치에 있는 후배에게 단체 구매시  법인카드 결재와 저자 직구매할인(정가의 60%) 등을 알려줘도 아무 반응 없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가 하면 본인의 카톡 대문 사진을 《동행일기》 표지 사진으로 장식하며 자랑스러워 해주는 친
구 최경순, 《동행일기》를 통해 많은 공부가 되었다며 내용을 줄줄 꿰고 부서에서 홍보맨을 자임해준 ‘K생명’ 이종훈 후배, 특히 고마웠다. 복 받으실 거다.


이 칼럼의 독자라면 이랬으면 좋겠다. 누군가 책을 썼다고 하면 진심으로 축하해 주자. 그리고 책을 받았다면, 인상 깊은 한 구절쯤은 기억하였다가 말해주자.


“어디 어디가 참 좋더라(좋았습니다)!”
그리고 책은 가급적 공짜가 아니라 사서 보도록하자.

 

➜ 사족_
아 참, 《동행일기》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야기다. 그 안에 삶의 치열함이 있고, 갑과 을이 있으
며 웃음과 눈물이 있다. 그러니까 누구나 읽어도 좋다. <글/ 엄명용 7아이언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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